유인홍 KOTRA 스톡홀름 무역관장

“스웨덴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 창의적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스웨덴 기업과의 협력은 우리 기업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유인홍 KOTRA 스톡홀름 무역관장은 “제조업 기반의 스웨덴 경제는 꾸준히 튼튼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경제에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집중 공략으로 상쇄하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유 관장은 “스웨덴 기업은 특히 서로 ‘주고받는 데’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이들과의 관계를 잘 쌓아간다면 스웨덴 내수 시장은 물론 북유럽, 나아가 유럽 시장 전반을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잇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웨덴은 탄탄한 제조업 기반의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갖춘 국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740달러(구매력 기준, 2011년)에 달하는 스웨덴은 명실상부한 북유럽 경제의 맹주다. 하지만 인구가 940만 명으로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내수 시장의 규모가 작아 일찍부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내다 파는 일’에 힘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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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에릭슨·이케아·H&M·사브·일렉트로룩스·아스트라제네카·테트라팩·ABB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여러 글로벌 기업의 뿌리가 스웨덴이다. 실제로 정보기술(IT)·디자인·생명공학·재생에너지·산업기계·자동화설비 등의 분야에서 스웨덴 기업들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유 관장은 스웨덴 기업인들의 특징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라고 규정했다. 그는 “여러 사업 영역에서 핵심 영역만 확실하게 파악하고 이를 유지·발전시키는 데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평가했다. 즉 스웨덴 기업의 대다수가 스웨덴 자국의 본사에는 디자인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핵심 영역을 둔 뒤 생산이나 제조 등은 여러 다른 국가 기업의 우수한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는 것이다. 유 관장은 “스웨덴 최대 기업 중 하나이자 세계 최대의 가구 업체인 이케아가 이런 모델의 전형”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스웨덴 기업들은 핵심 영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과감하다. 예를 들어 스웨덴 경제의 절반을 좌지우지한다는 발렌베리그룹은 최근 소니와 지분 50 대 50으로 설립했던 휴대전화 제조 기업인 소니에릭슨의 지분 전량을 소니에 전격 매각했다. 반면 한국의 LG그룹과 공동 투자했던 LG에릭슨은 올 초 지분 25%를 추가 매입해 현재 75%로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유명 패스트 패션 기업인 H&M 역시 1948년 설립된 여성복 업체인 헨네스가 1968년 마우리츠라는 사냥 용품 업체를 인수해 설립된 회사”라고 덧붙였다.

유 관장은 “스웨덴은 외국 제품에 대해서도 품질과 가격만 좋다면 전혀 거부감이 없다”면서 스웨덴 공략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스웨덴에서는 한국의 승용차, 휴대전화, 발광다이오드(LED) TV 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 역시 뛰어납니다. 인력의 질과 수준 그리고 사회의 신용도 역시 높아 한국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노동 인력의 수’를 대체하는 각종 자동화 설비 분야에 적극 진출하면 높은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스톡홀름(스웨덴)=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