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 전략…브랜드 노출 효과 ‘와우’

지난 5월 19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 경기장에서 열린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유럽 최고의 프로 축구팀을 가리는 이날 경기 상대는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연장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상황이 벌어지며 양측 응원단을 긴장시킨 이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결과를 지켜본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삼성전자 관계자들이었다. 첼시는 삼성전자가 2005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구단이고 바이에른 뮌헨 역시 2009년부터 삼성전자 독일법인이 프리미엄 파트너로 후원하는 구단으로, 이날 결승전은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두 축구팀 간의 대결이라는 이슈가 더해져 흥미로웠다.
MUNICH, GERMANY - MAY 19:  Florent Malouda  Paulo Ferreira,  Raul Meireles and  Jose Bosingwa  of Chelsea celebrate with the trophy following their team's victory at the end of the UEFA Champions League Final between FC Bayern Muenchen and Chelsea at the Fussball Arena M?nchen on May 19, 2012 in Munich, Germany.  (Photo by Darren Walsh/Chelsea FC via Getty Images)
MUNICH, GERMANY - MAY 19: Florent Malouda Paulo Ferreira, Raul Meireles and Jose Bosingwa of Chelsea celebrate with the trophy following their team's victory at the end of the UEFA Champions League Final between FC Bayern Muenchen and Chelsea at the Fussball Arena M?nchen on May 19, 2012 in Munich, Germany. (Photo by Darren Walsh/Chelsea FC via Getty Images)
결과적으로는 첼시가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구단 최초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안고 환호하는 선수들 유니폼 앞쪽에는 ‘삼성’ 로고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사실상 삼성전자는 어느 팀이 이기든 승패를 떠나 후원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단의 인기와 또 첼시가 메인 스폰서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마케팅 효과 면에서는 첼시의 우승이 훨씬 더 반가운 셈이다.

첼시는 잉글랜드 정규 리그에서는 우승을 놓쳤지만 지난 5월 5일 잉글랜드 축구협회 FA컵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 정상에까지 오르며 삼성전자에 ‘대박’ 효과를 안겨줬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첼시가 대망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삼성전자가 스포츠 마케팅의 한 획을 긋는 대성과를 거두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주총괄 김석필 전무는 “삼성이 후원하는 축구 구단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 두 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멋진 승부를 가린 것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나이·인종·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스포츠만의 독특한 힘을 믿으며 삼성은 스포츠 후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과 감성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Chief Executive of English premier league football club Chelsea, Peter Kenyon (L), holds a newly sponsored shirt with President of Samsung Electronics Europe, In-Soo Kim at Stamford Bridge in west London, April 25, 2005. The Korean electronics company will be Chelsea's official club sponsor for five years. REUTERS/Toby Melville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2004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Chief Executive of English premier league football club Chelsea, Peter Kenyon (L), holds a newly sponsored shirt with President of Samsung Electronics Europe, In-Soo Kim at Stamford Bridge in west London, April 25, 2005. The Korean electronics company will be Chelsea's official club sponsor for five years. REUTERS/Toby Melville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2004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후원 이후 유럽 내 매출 2배 이상 성장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현대 등 대기업들은 앞다퉈 국내외 스포츠 구단 또는 선수를 후원하는 등 각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 등 국내 10대 그룹이 지난해 국내 스포츠 활성화에 지원한 금액만 427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 예산인 8403억 원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기업들의 국내 스포츠 후원은 마케팅 전략과 함께 사회 공헌 의미가 크지만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은 효과가 탁월하다. 스포츠는 만국 공통어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거부감이 없는 데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첼시 스폰서십을 비롯해 1990년대 후반부터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도 참여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그중에서도 첼시 후원은 기업과 구단이 윈-윈하는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2005년 6월부터 첼시를 후원해 왔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20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원금 규모도 만만치 않지만 그에 따른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첼시 스폰서십과 함께 영국·구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삼성 브랜드를 전파하고 있다. 특히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제고, 세일즈 기여도 측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의 유럽 매출은 2005년 첼시 후원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2배 이상 성장했다. 주력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훌쩍 뛰어올라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 평판 TV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23.5%에서 2012년 1분기 기준 35.9%로 확대됐다. 첼시의 연고지인 영국에서의 삼성전자 매출은 후원 전인 2004년에 비해 지난해 3배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세상을 바꾸는 마케팅]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삼성전자 첼시 후원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파트너십

수많은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가운데서도 유독 삼성전자와 첼시의 만남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이유로는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삼성전자와 첼시는 ‘블루 동맹’으로 알려질 만큼 이미지가 잘 부합하는 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첼시의 전통적 유니폼 상하의가 ‘로열 블루’ 색이고 삼성의 고유색 역시 ‘블루’인 데서 나온 말로 이미지가 잘 맞는 기업과 구단의 조합이란 점에서 후원 계약 초기부터 화제가 됐다. 오랜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과 첼시는 이제 단순한 후원사와 구단의 관계를 넘어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회자되고 있다.

두 번째는 삼성전자가 첼시 후원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는 물론 고급화 전략까지 한 번에 이뤘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첼시는 전 세계에 1억2000여 명에 달하는 팬을 확보한 인기 구단이다. 첼시에 열광하는 팬들이 메인 스폰서인 삼성전자에 호감을 갖게 되는 건 당연지사. 특히 첼시가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스 리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청되는 스포츠 경기 중 하나다. 전 세계 5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며 올림픽이 개최된 2008년도 결승전 역시 시청률 7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첼시는 2008년에도 결승전에 진출해 삼성 브랜드 강화에 기여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약 1억9000만 명 정도가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니 브랜드 노출 효과만 해도 엄청난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빅4’ 중 하나로 꼽히는 구단으로 삼성의 브랜드 고급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다 첼시는 삼성전자의 후원이 시작된 2005~2006 시즌에 이어 2009~2010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했고 FA컵도 2006~2007 시즌, 2008~2009 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유럽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9년 후원 연장 계약 당시 피터 케년 첼시 사장이 “삼성과 첼시 모두 최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삼성전자에 보답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충분히 지켜진 셈이다.

세 번째로 삼성전자는 유니폼과 경기장에 ‘삼성’ 브랜드를 노출할 뿐만 아니라 선수 및 경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적극 펼치는 등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첼시 활용 마케팅 사항은 광고 모델 기용, 브랜드 스토리 및 콘텐츠 개발, 축구 관련 유소년 대상 사회 공헌(CSR) 프로그램 운영, 첼시 경기 주요 거래처 초청, 프리 시즌 투어 등이 있다.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후원 계약에 이어 2009년 7월에서 2013년 5월까지 3년간 첼시 후원을 연장한다는 내용의 재계약을 하며 유니폼 브랜딩, 경기장 광고, 전자제품 전체에 대한 후원 권리, 선수 초상권 추가 활용, 프리 시즌 투어 타이틀 스폰서십 등의 권리도 확보하며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실례로 삼성은 미하엘 발라크와 디디에 드로그바 등 유명 선수를 삼성 휴대전화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바 있으며 첼시 코치진 또는 선수들과 함께하는 삼성-첼시FC 유소년 축구 교실을 가나·코트디부아르·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호주 등에서 진행해 왔고 올해는 유럽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프리 시즌 투어에도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더 많은 첼시 팬과의 교감을 위해 첼시의 프리 시즌 투어를 함께 진행, 2011년에는 동남아를 대상으로 투어가 진행됐고 올해에는 미주 투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 차례 첼시와 후원 연장 계약을 한 삼성전자는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2013 시즌’이 끝나는 내년 5월이 계약 완료 시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첼시의 이번 챔피언스 리그 우승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하며 후원 재연장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