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다롄

중국 동북 최대 항구도시 다롄이 중국의 다섯 번째 국가급 신(新)개발구로 유력시되고 있다. 상하이 푸둥신구, 톈진 빈하이신구, 충칭 양장신구, 저장 저우산열도신구에 이은 것이다. 다롄을 국가급 신구로 승격하는 계획은 올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서 둥베이재경대의 후셴화 부총장이 제안했으며 최근 관계 부처에서 회람 중인 단계에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소식에 다롄 경제 관련 상장사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뜻이다. 국가급 신구가 되면 다롄이 직할시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중국에는 현재 베이징·톈진·상하이·충칭 등 4개 직할시가 있다. 다롄이 현재는 랴오닝성에 속해 있지만 국가급 신구가 되면 개발계획과 정책 특혜는 모두 국무원(중앙정부)에서 비준하게 된다.
[중국] 신산업 키우기 박차 … 신개발구 ‘유력’
둥베이 진흥 프로젝트에 탄력

중국 언론들은 다롄의 승격은 둥베이 지역 진흥 사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롄이 동북아 대외 개방의 창구이자 용머리로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과 함께 선다 경제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노후 시설 탓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업지역인 둥베이 지역을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을 시행 중이다. 북한을 끌어들이는 창지투(창춘·지린·투먼) 프로젝트도 이 가운데 하나다.

다롄은 이미 신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 왔다. 최근 중국 내 첫 종합 항공 단지를 착공한 게 한 사례다. 다롄 진저우신구 린강공업구(臨港工業區)에서 최근 기공식을 연 ‘다롄 일반항공산업원’은 총면적이 14㎢이고 투자 규모가 15억 달러에 이른다. 앞으로 3년 내에 공항을 비롯한 기초 시설과 항공직업기술학교, 항공지원구조센터를 건설하고 헬기·수상비행기 등 각종 항공기의 도입·조립·시범비행·관리 등에 필요한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다롄의 섬 창싱다오는 글로벌 조선센터로 키우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롄의 조선 업체는 물론 한국 STX의 조선소도 들어서 있으며 규모를 확장해 가고 있다. 다롄의 부상을 상징하는 초고층 빌딩 공사도 시작됐다. 부동산 개발 업체인 뤼디그룹(綠地集團)이 짓기 시작한 다롄뤼디센터는 높이 518m, 총면적 57만4000㎡ 규모로, 2015년 완공 예정인 상하이센터(632m)와 우한국제금융센터(606m)에 이어 중국에서 3번째,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이다. 총 80억 위안 이상이 투자될 예정이다.

다롄은 최근 충칭시 당서기에서 부패 혐의 등으로 실각한 보시라이가 다롄 시장을 맡을 당시 국제급 도시로 부상했다는 평을 들어 왔다. 내년 3월 원자바오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는 리커창 부총리가 랴오닝 서기 시절 방한 때 STX의 다롄 투자를 구애했을 만큼 각별히 신경 쓰는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언론들은 다롄과 한국·일본과의 경제적·지리적 근접성을 강조하며 한중일 시범 협력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최근 한중일 정상이 베이징에 모여 연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합의한 3국 지방 협력 시범구 건설 대상 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롄뿐만 아니라 장쑤성의 롄윈강, 산둥성의 칭다오·웨이하이·옌타이 등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과의 FTA가 둥베이 노후 공업 진흥 사업을 가속화할 것(쑹징싱 난징대 교수)”이라는 관측이 나올 만큼 한중 FTA와 한중일 FTA는 한국 기업의 중국 둥베이 지역과의 경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둥베이 노후 공업 진흥 사업은 서부와 중부 등 다른 낙후 지역을 육성하기 위한 서부 대개발과 중부굴기와 같은 다른 지역 균형 발전 사업에 비해 중국 지도부가 실질적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부와 중부지역 육성 사업에 비해 경제적 실리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베이징=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