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M-클래스는 작심한 듯 기존 모델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외관과 성능을 지녔다. 기아자동차의 구형 쏘렌토를 닮은 듯한 투박한 외모는 깔끔하게 변했다. 범퍼 언더 커버를 제외하면 번쩍이는 크롬 테두리는 거의 쓰이지 않았고 돌출된 휠하우스도 없앴다. 장식을 최소화하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기존에 3000cc 한 가지였던 디젤엔진은 2200cc(ML250)와 3000cc(ML350)의 두 가지로 늘어났다. ML250은 제원상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가 배기량이 더 큰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그러나 연비는 리터당 10.1km에서 11.9km로 개선됐다. 올해 나온 모델은 신 연비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연비는 20% 이상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0→100km/h 가속 성능은 8.3초에서 9초로 떨어졌다. 아무래도 연비 개선에 더 초점을 둔 듯하다. 가격은 기존 모델 대비 810만 원 떨어진 7990만 원으로 무려 10% 가까운 하락률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콧대 높은 명품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해 주는 부분이다.
뉴 ML250의 가속 성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뉴 ML350(9240만 원)이 대안이다. 0→100km/h 가속 성능이 7.4초로 웬만한 고성능 세단에 맞먹으며 SUV라 체감 가속력이 더 뛰어나다. 가솔린엔진은 시속 200km에 가까운 속도를 내려면 분(分)당 엔진 회전수(rpm)가 5000이 넘어가므로 1분 이상 지속이 힘들지만 디젤엔진은 3000 이하로도 유지되기 때문에 고속 크루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운행 시 성능이나 승차감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기대되는 수준을 만족시킨다. 디젤엔진임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조용하다. ‘신상’이다 보니 동급 세단인 E-클래스보다 조용하다. 뒷좌석 시트까지 젖히고 등받이를 앞으로 눕히면 키 183cm 남성이 대각선으로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다만 오작동이 빈번한 국산 내비게이션의 이식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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