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T. 라팔로멘토 나비스타 엔진그룹 총괄부사장

지난 5월 24일 2012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대우버스는 독자 개발 모델인 소형 버스 ‘레스타’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레스타는 15인승·20인승·25인승·29인승·39인승 등 다양한 크기로 출시되며 현대자동차 카운티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소형 버스 시장(연 3000대 규모)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레스타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엔진을 공급한 미국 상용차 업체인 나비스타(Navistar)의 국내 첫 진출 사례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31년 농기계 제조를 시작으로 181년의 역사를 이어온 나비스타는 지난해 매출 약 16조 원대로 미국 대형 트럭 시장점유율 21%, 중형 트럭 35%, 특장차 41%, 스쿨버스 48%를 차지한 회사다.
[포커스] 세계 최고 수준 엔진, 한국에 첫 진출
대우버스와는 지난 5년 동안의 협력을 통해 이번의 결실을 이뤄냈다. 데이비드 T. 라팔로멘토(David T. LaPalomento) 나비스타 엔진그룹 총괄부사장은 “한국은 시장 규모로는 크지 않지만 수출 주도형 국가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높아 기대가 크다”고 한국 진출 이유를 밝혔다. 레스타에 들어간 맥스포스(Maxxforce) 3.2리터 디젤엔진 외에 향후 추가로 7.2리터(시내버스용), 9.3리터(고속버스용) 엔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트럭 완제품을 들여올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마켓에 들어가면 소비자의 삶을 이해해야 하고 이것이 잘된 회사는 직접 들어오기도 하지만 처음이라 조심스럽다. 파트너십으로 시장을 탄탄하게 다진 뒤 (완제품 도입을) 타진하겠지만 지금은 엔진 공급에만 초점을 맞추겠다”고 답했다.



대우버스 ‘레스타’에 3.2L 디젤엔진 공급

저연비와 투박한 디자인으로 미국 차들이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없어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그런 인식은 잘 알겠다. 그러나 3.2리터 엔진의 성능에 관심을 가져 달라. 연비가 높고 다른 국가에서도 호응이 좋다. 10여 년 동안 50만 대 이상이 팔렸고 폭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에도 같은 플랫폼의 엔진을 공급했다. 승용차 수준에서는 50만 대가 크지 않을지 몰라도 상용차 급에서는 큰 숫자다. 월드 클래스 수준의 엔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커스] 세계 최고 수준 엔진, 한국에 첫 진출
이어 그는 “엔진 분야에서 경쟁 업체와 다른 점은 나비스타는 트럭 완제품 생산을 전문으로 함께하고 있는 회사이다 보니 엔진이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engine integration)에 강점이 있다. 그 어느 마켓에도 주문자가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나비스타만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진출에 도움을 준 것이냐고 묻자 “비즈니스에 도움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는 수년 전부터 한국 진출을 준비해 왔고 마침 때가 맞아떨어진 것이지 FTA가 주요 이유는 아니다”고 답했다.

나비스타는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인도에서 합작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쌍용차와 비즈니스 협력을 하는지’에 대해 그는 “인도 푸네에 엔진 공장, 트럭 공장을 마힌드라와 합작 운영하고 있지만 마힌드라의 해외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아 쌍용차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