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 ‘색연필’ 월계점 김정용 사장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팬시 문구 전문점 ‘색연필’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용(45) 사장은 2007년 7월 문구 전문점을 창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건설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월급쟁이 시절 건설 현장을 누비며 객지 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늘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다. 또 불혹을 눈앞에 두고부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해 걱정하게 됐다. 김 사장이 창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이때부터다.

“건설회사 현장에서 객지 생활만 한 5년 하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죠. 아이도 아직 어리고 아내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아이를 같이 돌봐주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습니다.” 김 사장은 얼마 전에 부자 아빠가 되는 법에 관한 재테크 서적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해 자녀에게 10억 원을 물려주는 것도 좋지만 어렸을 때 아빠와 함께한 즐거운 추억을 물려주는 것이 더 값진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직장 생활을 계속한다고 10억 원을 모을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닌 것 같았고요.”
[창업] 창업 후 ‘직장 월급 이상’ 수익 올려
명예퇴직 후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들어간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 박람회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업종을 물색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을 보게 됐다. 순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직장에 다니는데 퇴근이 늦다 보니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의 준비물을 챙겨주지 못해 애태우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학교 앞에 문구점을 내면 대박은 못 되더라도 꾸준한 수익은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아들도 챙겨줄 수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지요.”

이렇게 업종을 결정한 김 사장은 창업 초보에겐 가맹점 창업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말에 따라 바로 가맹 본사 물색에 들어갔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색연필’이다. ‘색연필’은 이미 문구 업계에선 가맹점 관리가 아주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본사가 지역별 특성에 맞춰 가맹점 판매 상품을 구성해줄 뿐만 아니라 상품 공급 및 진열, 관리까지 해준다. 특히 물류센터와 지원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가맹점주 혼자서도 충분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점포는 색연필 본사에서 추천해 준 상권을 직접 살펴 월계동 인근으로 결정했다. 집에서 10여 분 거리인 데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고 주변에 초·중·고등학교가 각각 2개씩 있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49㎡ 규모의 점포를 오픈하는 데 권리금 없이 보증금 3000만 원, 시설비 4200만 원 등 총 8000여만 원이 들었다. 월 임대료는 120만 원 선이다.

상품 구성은 문구류가 30%, 팬시 및 액세서리가 40%, 완구류 20%, 도서류 10% 정도로 구색을 맞췄고 복사·코팅·팩스대행 등의 부가 서비스도 한다. 문구류와 팬시 용품의 판매 비중이 6 대 4 정도다. 주 고객층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과 학생들인데 아이들 생일 선물용으로 팬시 용품이 인기가 많다.

김 사장은 아침 7시 40분부터 저녁 9시까지 혼자 점포를 운영한다. 손님이 몰려드는 등·하교 시간을 빼고 그 외의 시간은 다소 한가한 편이어서 물건 정리도 하고 책도 보면서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픈 초기에는 물품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 혼란스러웠고 명칭도 잘 몰라 판매와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김 사장은 매장 오픈 5주년 등을 기념해 상품권을 발행하고 추첨 이벤트도 여는 등 매장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색연필 월계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1500만 원대, 이 중 순이익은 600만 원 정도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