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채운 AJ렌터카 대표

‘렌터카의 재발견.’ 최근 렌터카(rent-a-car) 업계는 이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다. 렌터카 서비스 수준이 높아짐과 동시에 합리적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를 사는 대신 렌터카를 ‘내 차’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계는 최근 연간 10~20%씩 성장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포커스] “렌터카는 감성적 서비스입니다”
“렌터카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부터입니다. 그전까지는 사업용 차량을 직접 구매해 쓰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금융 위기를 겪은 이후 회계상의 이점과 관리(취득·보험·정비) 측면의 용이함 때문에 렌터카를 쓰는 것이 일반화됐습니다. 법인에서 렌터카를 쓰던 직장인들이 편리함을 깨달으면서 개인 고객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죠.” 반채운 AJ렌터카 대표의 말이다.

최근 고유가도 렌터카 시장을 찾는 이유다. 렌터카의 이점은 액화석유가스(LPG) 연료를 쓸 수 있다는 것. 또 렌터카는 사고 시에도 개인 할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렌터카는 업체에서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자동차 가격·보험료 등에서도 바잉 파워가 생기고 취득·등록세에서도 혜택을 보기 때문에 싼값에 차를 몰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차량은 2~3년마다 교체하므로 거의 새 차를 렌털로 이용할 수 있다.

렌터카는 불황을 타지 않는 사업이기도 한다. 반 대표는 “불황에는 기업이 구매를 줄이므로 렌털 수요가 늘어나고 호황기에는 차량 사용이 늘어나므로 렌터카를 찾는다”고 전했다. 업계 2위인 AJ렌터카는 2009년 2540억 원이던 매출이 2010년 3364억 원, 2011년 3984억 원으로 해마다 20~30%씩 성장하고 있다. 업계 1위는 KT렌털로 2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KT렌터카·금호렌터카·대한통운 등이 합병하면서 대형 렌터카 회사가 됐다. AJ렌터카는 1988년 설립 이후 독자적으로 성장해 현재 15%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포커스] “렌터카는 감성적 서비스입니다”
렌터카 시장 매년 20%씩 성장

시장이 커지면 경쟁도 심해지게 마련이다. 자동차는 똑같기 때문에 렌터카 업체는 ‘다 똑같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언뜻 든다. 렌터카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반 대표는 “렌터카는 감성적 서비스업”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반 대표는 올해 업계 최초로 콜센터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콜센터는 고객을 만나는 가장 최접점인데, 콜센터 직원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지 않으면 고객은 이를 바로 알아챕니다. 내부 고객(직원)이 만족하지 않으면 외부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 대신 ‘내부 고객’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이것만 봐도 그가 서비스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직원 채용 시 그는 모든 직원을 직접 인터뷰하는데, ‘지식’보다 ‘배려’를 먼저 본다고 한다. “고객은 직원 눈빛만 봐도 다 안다”는 것이 이유다.

올해 그는 또 하나의 고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AJ렌터카는 7~8월 상장을 목표로 상장 심사를 받는 중으로, 투자자가 또 하나의 고객이 되는 것이다. 반 대표는 “내부 고객,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