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우리나라 가정의 모습은 어떨까. 부부들은 몇명의 자녀와 함께 살며 가구 평균 나이는 어떻게 될까. 통계청이 4월 26일 ‘장래 가구 추계 2010~2035년’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최대 특징을 요약하면 고령 인구와 나 홀로족의 증가다. 한국 사회가 3인 이상 가구에서 2인 이하 가구로 변화되고 있고 1인 가구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부부와 자녀가 한 가구를 이루는 가구가 642만7000가구로 전체의 37.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가구 구성원 수로 따져보면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가구 비율이 전체의 51.9%에 달했다. 1인 가구 비율은 23.9%, 부부 가구 비율은 15.4%에 그쳤다.
[경제부처 24시] 20년 후 대한민국 가정 모습은
2035년이 되면 1인 가구 수는 762만 가구로 2010년의 415만3000가구보다 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1인 가구 비중도 2010년 23.9%에서 2035년 34.3%로 늘어나게 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총 가구 수는 2010년 1735만 가구에서 2035년 2226가구로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 구성원의 평균 숫자도 2010년 2.71명에서 2035년 2.17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노인 혼자 사는 가구의 증가다. 65세 이상 노인이 혼자 사는 가구 수는 2010년 105만 가구에서 2035년 343만 가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75세 이상 1인 가구 수는 2010년 48만4000가구에서 2035년에는 210만5000가구로 4.3배나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 가구의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2010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 가구 비중이 17.8%다. 일본(30.8%)과 미국(21.5%)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2030년에는 이 비중이 35.4%로 일본(39.0%)에 거의 근접한다. 그만큼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가구 유형으로도 2010년 ‘부부+자녀 가구’가 37.0%로 가장 많았지만 2035년에는 20.3%로 급격히 쪼그라든다. 1인 가구와 부부 가구(22.7%)가 부부+자녀 가구의 자리를 대체한다. 미혼 가구주는 2010년 14.5%에서 2035년 19.9%로, 이혼 가구주는 같은 기간 동안 7.2%에서 14.8%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1인 고령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복지 지출 증가로도 연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에 대해 우려할 정도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4월 2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2012 한국 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공공 사회 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복지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70년 미국의 12% 수준에서 2010년 63%까지 증가했으나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성장이 둔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OECD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 사회 지출은 200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7.6%인데 낮은 실업률, 젊은 인구구조 등을 고려하면 OECD 평균 19%보다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990~ 2007년에는 연평균 지출 증가율이 1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만큼 새로운 복지제도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ECD는 특히 “신규 복지제도의 도입 없이 현재의 복지 제도에 따른 고령화 요인만으로도 복지 지출이 2007년 7.6%에서 2050년 20%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고령화 등 미래 지출 소요에 대비, 국가 채무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신영 한국경제 경제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