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성공에 집착하는 세상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서평] 레이트 블루머리치 칼가아드 지음 | 엄성수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9800원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에 너무도 익숙하다. 어렸을 적부터 읽어 온 이솝우화 속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거북보다 토끼를 더 높이 평가한다. 이른 나이에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공부 영재들, 천부적인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아이돌 스타 등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빨리 빛을 발하는 사람들에게 ‘최연소’ 타이틀은 붙이며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예전보다 훨씬 더 오래 살게 되고 더 늦게 성숙하게 되며 더 자주 제2·제3의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된 지금, 과연 빠른 성공이 진리이고 정답일까.
세계적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발행인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 리치 칼가아드는 조기 성공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믿음을 반박하며 과학적으로도 우리 뇌가 100%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나이는 보통 25세 전후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른 나이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인생이 처음부터 술술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규정하는 시각에 우려를 표한다.
책에서 저자는 ‘레이트 블루머’를 늦은 나이에 성공한 늦깎이만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잠재력을 발휘해 낸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역사적 레이트 블루머들에 대한 연구 자료와 여러 학자들은 물론 현재 자신을 레이트 블루머라고 칭하는 사람들과의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레이트 블루머들은 과연 무엇이 달랐을까
조앤의 학창 시절은 불안정하고 불행했다. 성격도 내성적이어서 존재감이 별로 없었고 졸업 후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자신이 꿈꿔 온 명문대에 떨어진 뒤 차선책으로 입학한 대학에서도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졸업생 가운데 하나였던 그녀는 다소 초라하고 변변치 않은 행정직에 취직한다. 그러다 장난삼아 만나던 한 외국인 남자와 충동적으로 결혼해 딸을 낳았는데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결혼 생활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혼한다. 서른이 다 된 나이에 싱글 맘이 된 그녀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자살 생각까지 하던 끝에 어린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부 생활 보조금을 신청한 뒤 어린 시절 꿈꿨던 판타지의 세계를 마음껏 날아다니는 도피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마침내 그녀의 멋진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켄은 삼형제 중 막내였고 학창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큰형과 달리 스스로를 하잘것없는 존재로 인식하며 자랐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2년제 대학에 들어갔지만 곧 퇴학당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투자 자문가였던 아버지에게 일을 배워 보려고 했지만 아스퍼거 장애(발달장애)가 있었던 아버지는 감정적인 폭군에 가까웠다. 그는 곧 독립을 시도했지만 오랜 시간 고객이 찾아오지 않아 방황하며 루저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한 작은 기업의 임시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게 되는데 그 경험을 통해 그는 마침내 자신의 열정과 리더십이 꿈틀대며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 이름이 알려진 두 명의 레이트 블루머, 이들이 누구인지 알겠는가. 이들은 바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과 전 세계 5만 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하는 투자 전문가 켄 피셔다. 이처럼 책에는 젊은 시절 방황기를 겪으며 부모와 선생님, 사회로부터 루저 취급을 당했던 수많은 레이트 블루머들이 대거 등장한다. 여기에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사회적 편견과 주변의 시선, 자기 회의라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결과를 이뤄 낼 수 있었는지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낸 레이트 블루머만의 장점을 분석해 상세히 알려준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쩌면 매우 단순하다. 대부분이 우리들의 모습이, 혹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늦게 피는 꽃’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레이트 블루머가 될 수 있는 길을 찾자는 것. 우리는 성적이든, 연봉이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의 ‘좋아요’ 숫자든 스스로에 대한 잣대와 평가가 너무도 쉽게 나타나는 세상에서 산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가 정해 놓은 성공 시간표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단단히 무장하는 법에 관한 희망 찾기와도 맞닿아 있다. 젊은이들의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푸념이 난무한 현실에서 읽다 보면 진정한 롱런을 위해 가져야할 인내와 용기, 따뜻한 위로를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이 주의 책 주식의 시대, 밀레니얼이 온다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지음 | 메이트북스 | 1만7000원
2020년 새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의 절반 이상이 2030 밀레니얼 세대라고 한다. 이들 사이에서 자산을 증식할 마지막 수단이 주식 투자라는 인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퍼졌다. 한국의 동학개미, 미국의 로빈후드, 일본의 닌자개미, 중국의 청년부추…. 각국의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별칭이다. 이 책은 특별히 개인 투자자 중에서도 급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투자자들에게 주목한다. 투자의 기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시장의 힘으로 운 좋게 몇 번의 수익을 냈다면 언젠가 큰 손실을 보게 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투자 랠리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투자의 시작부터 제대로 된 마인드와 방향, 기본 원칙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성공적인 투자를 돕기 위해 나섰다. 기자들이 만난 젊은 투자자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 한국의 전설적 투자자들의 조언, 증권업계의 실무 간부들이 들려주는 실천적 지침을 책에 담았다.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
남민 지음 | 여행문화콘텐츠그룹 | 1만8000원
사찰은 오랜 세월 문화를 전승해 온 곳이기에 조상들의 지혜가 그나마 잘 남아 있는 곳이다. 그러니 우리 민족 문화의 도서관과 같은 곳이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를 꽃피워 온 사찰로의 여행이다. 단순히 산사에를 슬쩍 둘러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이면에 담긴 가치를 발견하는 여행이다. 수많은 사찰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일생 동안 꼭 한 번은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찰 50곳을 엄선했다. 놓칠 수 없는 사찰들이다. 사찰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문화를 창출해 왔다. 각각의 특징 속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지적 자극을 주고 교훈이 되며 감성을 주고 마음의 힐링을 주는 10가지 주제, 50개 사찰을 통해 사찰에서 즐겁되 유익한 여행을 하도록 한, 독특한 특징을 가진 인문 여행서다. 위기의 징조들
벤 버냉키 외 지음 | 마경환 역 | 이레미디어 | 1만7800원
2008년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대출을 하는 업체들이 도산하면서 세계 대재앙을 일으킨 금융 위기가 시작됐다. 10년이 지난 후 이러한 세계 최악의 금융 위기에 맞섰던 세 명의 해결사가 어떻게 그 당시 위기를 진화했는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당시 그들은 정부 관계자들의 총괄 책임자였다. 벤 버냉키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었고 헨리 폴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다. 티모시 가이트너는 부시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뉴욕 Fed 총재를 지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지금 일어나는 현상 또한 10여 년 전 금융 위기와 비슷하다.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제프 베조스 지음 | 이영래 역 | 위즈덤하우스 | 2만2000원
얼마 전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뉴스가 발표되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다음 행보를 예상하기에 바빴다. 뉴스에서는 베조스 CEO가 다음 행선지로 ‘우주’를 선택해 자신이 세운 항공우주 회사 블루 오리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는 왜 세계 최고의 기업 아마존에서 물러나 블루 오리진을 선택한 것일까.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가 처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가족과 함께 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었다. 고등학생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텍사스 목장에서 방학을 보내던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과 블루 오리진의 설립 이야기 등 우리가 몰랐던 베조스 CEO의 과거를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다. 잘 팔리는 브랜드의 법칙
구자영 지음 | 더퀘스트 | 1만7000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통 브랜드 기업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기업의 성적표는 날이 갈수록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이전부터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통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소용돌이가 ‘관심’을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로 만들며 그 변화를 가속화했다. 하지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나날이 심해지는 기업들의 쟁탈전, 매일 바뀌는 온라인 관련 정책과 새롭게 생겨나는 광고 상품, 영향력이 점점 막강해지는 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 등으로 인해 브랜드 운영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살아남으려면 온라인 비즈니스가 필수라는 것을 모두 알지만,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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