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록적인 강세장 이어 주가 횡보 예상…시장 영향 덜 받고 이익 개선 뚜렷한 종목 주목

[화제의 리포트]

이번 호 화제의 리포트는 강현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펴낸 ‘꽃게 장세 투자 전략’을 선정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식 시장이 향후 횡보세에 돌입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맞춤형 투자 전략인 이른바 ‘꽃게 장세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울퉁불퉁 ‘꽃게장세’ 온다…‘꿈’에서 ‘실적’으로 투자 포인트 바꿔야
최근 주식 시장의 상승세는 수년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수익률 부문에서 최근 장세와 유사한 시기는 카드채 버블 때와 금융 위기 이후 회복 국면뿐이다. 카드채 버블 시기이던 2001년 9월부터 2002년 4월까지 코스피지수는 97% 올랐다. 금융 위기 이후 회복 국면이던 2009년 3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코스피지수는 106% 상승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코스피지수는 10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과거 손꼽히는 장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익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승 속도에 있다. 물리학의 기본 공식인 ‘속도=거리÷시간’을 응용하면 ‘주식 시장의 상승 속도=저점부터 정점까지의 누적 수익률÷저점부터 정점까지의 기간’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이를 통해 주식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올랐는지 점검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의 장세는 상승 속도 부문에서 역대 4위에 해당된다. 1992년 초반에 나타난 강세장이나 2009년 3월부터 진행된 오름세도 최근 장세의 상승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역금융 장세 가능성

여기서 투자자의 마음에 떠오르는 가장 자연스러운 질문은 ‘과연 주식 시장이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현재까지의 장세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만큼이나 이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앞으로는 횡보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꽃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세의 시작점은 지난해 3월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및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을 쏟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짧은 기간에 실적 장세의 모습도 겹쳐 나타났다는 점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주당순이익(EPS)은 위기 직후 곧 반등세로 돌아섰다. 비대면이 중요해진 경제 환경에서 이에 맞춤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장세 구분에서 특수성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빠른 속도로 오를 수 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융 장세와 실적 장세의 동력이 모두 작용했던 것이다.

향후 실적 장세와 역금융 장세가 겹쳐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역금융 장세의 도래를 가속하는 것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과 미국 Fed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논의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던 백신이 8개월 만에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다. 통화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긴급 상황에서 과도했던 완화적 통화 정책은 시간을 두고 거둬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테이퍼링 논의가 일고 있는 이유다.

물론 테이퍼링을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다. 다만 해당 논의 자체만으로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의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는 한국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상보다 빠른 역금융 장세 요소의 부각은 비단 유동성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간 Fed의 양적 완화 정책은 미국 주식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주도해 왔다. 부양책이 강할수록 미래를 낙관하며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더 높은 영역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정상화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테이퍼링 논의가 올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은 능히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면 밸류에이션은 기존과 다르게 움직일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장세의 성격과 관련해 다음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실적 장세에 의한 펀더멘털 개선’과 ‘역금융 장세에 의한 유동성·밸류에이션의 부침’이 혼재하며 주식 시장은 횡보세에 머무를 수 있다. 주식 시장은 두 힘 중 하나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팽팽한 균형 위에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변동성이 낮은 주식을 편입하는 작전도 유효

주식 시장의 횡보세에서는 이익의 개선에 초점을 두고 투자 종목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마땅하다. 얼마 전까지 주식을 좌우하는 것이 꿈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이익이 지배적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다. 횡보세의 환경에서는 이익의 중요성이 부각되므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추천 종목은 다음 기준으로 선별했다.

첫째, 이익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면 당연히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1년 영업이익 증가율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사용했다. 둘째, 이익의 퀄리티 역시 중요하므로 매출액 증가율이 양호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만약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것이라면 그 지속성은 낮게 볼 수 있다. 반면 매출 향상이 동반된다면 영업이익 증가의 지속성을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1년 매출 증가율 컨센서스를 첨가했다.

셋째, 수익성 지표도 함께 봐야 한다. 직전까지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가 이후 약간의 개선이 나타나면 증가율은 획기적으로 올라간다. 이러한 난점을 제거하기 위해 수익성 지표의 수준 자체가 높은지를 봐야 한다. 영업이익률을 넣은 이유다. 넷째, 현재의 특수성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높은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장세의 판단에서 역금융 장세 요소의 부각으로 밸류에이션 수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개별 종목에서도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작은 것이 좋다. 이는 업종 주가수익률(PER) 대비 종목 PER의 비율로 가늠했다.

다섯째, 주식 시장이 횡보한다면 개별 종목은 전체 시장의 영향을 작게 받는 특징을 갖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종목의 베타는 1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영업이익률 등 3개 항목의 점수를 평균한 값을 바탕으로 종합 점수를 산정했다. 꽃게 장세의 특성에 맞춘 추천 종목인 셈이다.

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88.9점의 엔씨소프트(854,000 +0.47%)였다. 이어 현대백화점(88,200 -0.34%)·F&F(170,000 +1.19%)·쿠쿠홈시스(42,500 +0.12%)·넥센타이어(8,660 -1.81%)·효성(98,800 -0.50%)·화승엔터프라이즈(17,350 -2.53%)·이노션(60,500 -0.66%)·제일기획(21,650 0.00%)·LG이노텍(212,500 0.00%)·LIG넥스원(40,000 -1.36%)·한전KPS(35,800 -0.56%)·코웨이(66,700 -0.15%) 등의 순이었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상대 PER 1 미만, 베타 1 미만, 종합 점수 50 이상 등을 만족하는 종목 중 종합 점수가 높은 순이다.

또한 전략적 관점에서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변동성이 낮은 주식을 편입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할 수 있는 것은 KRX 최소변동성지수와 그 구성 종목이다. KRX 최소변동성지수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최소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지수다. 유가증권시장 75 종목, 코스닥시장 44 종목으로 이뤄졌다. 이들에 포함된 종목 중 변동성 관리에 더욱 장점이 있는 종목을 선별해 접근해 볼 수 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KRX 최소변동성지수의 특성이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변동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해당 지수는 코스피지수 대비 장기적으로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 KRX 최소변동성지수의 시계열 데이터가 존재하는 2002년 1월부터 최근까지의 총 누적 수익률은 63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총 누적 수익률인 347%를 두 배 정도 앞선다. 결론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한다면 마켓 타이밍의 영향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얻게 된다. 투자자로선 가장 좋은 시점에 진입하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그 시점이 나쁘더라도 오랜 기간을 놓고 보면 투자 성과가 코스피지수 대비 양호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특성은 꽃게 장세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KRX 최소변동성지수 중 코스피200에 포함되면서 여타 종목 대비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선별해 봤다. 변동성 점수는 0점부터 100점까지로, 종목의 표준 편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에 100점을 부과했다. 그 결과 변동성 점수가 가장 높은 종목은 100점의 KT(29,350 +0.69%)였다. 이어 한전KPS·IBK기업은행(9,280 +0.54%)·엔씨소프트·LG유플러스(13,200 -0.75%)·우리금융지주(10,600 +0.95%)·현대백화점·현대해상(24,550 0.00%)·코웨이·메리츠증권(4,705 +0.43%)·포스코(350,500 -0.71%)·NH투자증권(12,100 +1.26%)·유한양행(66,700 -0.45%)·이노션·SK하이닉스(130,500 -1.88%)·풍산(35,350 +1.87%)·쿠쿠홈시스·더블유게임즈(68,300 -0.29%)·영원무역(41,500 -0.60%) 등의 순이었다.

정리=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