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지난 3월 5일 블룸버그통신 은 “현대자동차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따라잡는 다는 것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 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블룸 버 그 는 이 어 “과 거 현 대 차 는 4995달러짜리 엑셀과 같은 저 가 모델을 내놓았지만 현재 엑센 트는 1만2545달러에, 프리미엄 세단인 에쿠스는 5만9000달러 에 판매되고 있다”며 “현대차의 제품은 전 세계 9개국에서 생산 되며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 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77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 도 전년 대비 35% 늘어난 8조1000억 원 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9.21%는 3.08%에 그친 도요타의 3배에 달하고 제너럴모 터스(GM)·폭스바겐 등을 제치 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시장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현 대차의 순풍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로존의 재정 위기로 급격히 얼어붙은 경기에도 불 구하고 현대·기아차의 판매량과 점유율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 월 유럽에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1% 늘어난 3만3204대를 팔았다. 기아차도 2만2061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 비 30.5%나 급증했다. 반면 같 은 기간 도요타·혼다·마쓰다 같 은 일본 업체들은 8~35%의 감 소세를 보였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도 마찬 가지다. 프랑스의 푸조·시트로 앵과 독일 오펠, 이탈리아 피아트 등 유럽 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 들의 판매량도 작년 하반기 이후 급락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혼 자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Close Up] 뚝심 경영…유럽에서 날개 폈다
일본·유럽 메이커 제쳐

블룸버그는 현대차의 놀라운 질주 비결을 정몽구 회장에게서 찾았다. 1999년 정 회 장 취임 후 현대차의 업계 위상이 수직 상 승했다는 분석이다. ‘도요타와 같은 품질 을 선보이겠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는 ‘10년 10만 마일 무상 보증 수리’ 같은 파격적인 제도를 낳으며 현대차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 잡게 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6일 스위스 제네바를 찾았다. 지난 해 9월에 이어 반 년 만에 세계 경기 침체의 진원지인 유럽 을 다시 찾은 것이다. 특유의 뚝심 있는 현장 경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정 회장은 이날 유럽 주요 대리점 만 찬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인터오토뉴스(InterAutoNews)가 선정한 ‘2011 년 글로벌 최고 경영인상(2011 Top Manager in the World)’을 수상했다.

올해 2위는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3위는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였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 유럽 지역 사업 현황 회의를 직 접 주재하고 부문별 업무 보고를 받은 뒤 “생산에서부터 판매·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쳐 창의적인 사고 로 위기에 적극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 장의 위축과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겠다 는 뜻이다.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유럽 시장 에서 ‘나 홀로’ 활약 중인 현대차와 정 회장의 전략에 세 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집중하고 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Close Up] 뚝심 경영…유럽에서 날개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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