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에서 공급하는 ○○단지 상가에 관심이 있는데 얼마에 낙찰될 것 같습니까.”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방의 기세에 밀려 수도권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지만 단지 내 상가 분양 시장에서만큼은 여전히 수도권이 강세다. 실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처음으로 단지 내 상가 입찰을 실시한 결과 서울 강남 지역은 100% 낙찰됐다. 반면 대전 선화지역 물량은 8개 중 5개만 주인을 찾았다. LH가 공급한 강남 보금자리주택 지구뿐만 아니라 경기 판교·광교 신도시, 세종시 등에서 공급한 단지 내 상가들도 모두 낙찰됐다.

고객들과 상담하다 보면 지금까지 서울지역 내 단지 내 상가 투자 패턴이 주류였던 데 비해 요즘은 입주가 본격화하는 신도시와 택지지구로까지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서울보다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의 투자 메리트는 무엇보다 아파트 입주 가구 수에 따른 고정 수요 확보가 용이할뿐더러 비교적 빠른 상권이 형성돼 다른 상가에 비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지 내 상가는 가구 수가 비슷한 규모의 기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임대료를 조사해 적정 수익률을 산정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걸어서 이용할 수 있거나 차로 10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대형 마트가 인근에 있다면 단지 내 상가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신도시 일대 상업지구에 인접한 상가는 상업지구 내 대형 상권에 흡수되는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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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신도시 단지 내 상가

올해 8개 단지 6946가구가 예정된 김포 한강신도시를 비롯해 수원 광교(7837가구), 남양주 별내(7059가구) 등에서 2009년 이후 분양된 단지들이 속속 집들이를 시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지 내 상가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곧 입주가 시작되는 김포 한강신도시 AC-15블록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579가구)’ 단지 내 상가를 공급 중이다. 지상 1~2층 7개 점포로 구성됐다. 단지 주 출입구에 있으며 가구당 점포 면적은 0.69㎡다. 분양 조건은 계약금 10%에 중도금 20%,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분양한다.

호반건설도 광교신도시 A2블록 호반베르디움(555가구)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지상 2층 22개 점포다. 실제 점포로 쓸 수 있는 비율인 전용률이 65~80%여서 활용도가 높다. 남양주 별내지구의 별내 쌍용예가 단지(652가구)에서도 상가가 분양 중이다. 단지 주 출입구 도로변에 지상 1층 15개 점포로 이뤄졌다. 3.3㎡당 분양가는 1800만~2800만 원이다. 입주가 한창인 파주 운정신도시 가람마을 4단지 한양수자인 단지(780가구)도 지상 1층, 9개 점포를 분양 중이다. 3.3㎡당 가격은 2200만~2700만 원이다. LH는 수원 호매실지구, 용인 서천지구, 의왕 포일지구 등에서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한다.

LH가 택지지구에서 입찰 방식으로 분양한 단지 내 상가들도 연 6~7% 안팎의 수익률을 올려 인기다. 같은 신도시·택지지구라도 상업지구 근린 상가보다 단지 내 상가가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은 편이다. 같은 지역에서 3.3㎡당 분양가가 3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은 대개 슈퍼마켓·제과점·부동산중개업소·문구점 등 근린 생활 상가 등이다.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 등락에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신도시 및 택지지구는 중심 상업지구가 한두 곳으로 지정돼 있어 중심 상권에서 멀리 떨어진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은 단지 내 상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권이 덜 형성된 초기 입주 단지일수록 단지 내 상가에만 의존해 수익률도 비교적 높다. 단지 내 상가는 배후 단지 규모와 입주율, 업종, 입주민 동선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데, 500가구는 넘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단지형 근린 상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단지를 배후로 단지 내 상가와 근린 상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의 든든한 배후 수요와 주변 유동인구 흡수가 수월하다는 게 장점으로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 단지 내, 역세권 지역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단지형 근린 상가는 외부 유동인구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업종 선택이 훨씬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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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형 근린 상가도 새롭게 부상 중

주거와 오피스 상권까지 연결돼 있는 단지 내 상가는 투자 가치도 겸비하고 있다. 역세권을 끼고 있는 단지 내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보통 우량 업종이 입점해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개통 등 향후 교통망이 개선되는 상가가 유망하다. 역설적으로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권리금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어야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상가 가격뿐만 아니라 임대료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도시 상가는 수도권 유망 지구라도 중·장기적 투자 상품이라는 것을 감안해 이른 시간 안에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역세권 인근 지역 단지 내 상가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 이미 세입자가 맞춰져 운영 중인 상가가 수익률은 다소 낮더라도 상가 투자 입문자들에게는 안전할 수 있다는 점도 체크할 만하다.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주민들이 외부로 나가기 힘든 독점 상가에 자리한 곳을 골라야 하는데 중·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단지의 상가가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중소형 아파트 분포가 높은 단지를 선택해야 한다. 중대형 이상의 대형 평형 거주자는 단지 내 상가보다 차를 타고 백화점이나 마트 등 외부 상권을 이용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상가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투자에 성공했다는 이들이 별로 없다는 게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상가를 컨설팅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토로한다.

상가 투자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일수록 독점 업종 및 기본 수요층이 확보된 곳인지 철두철미하게 체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배후 가구 수가 어느 정도 확보된 지역이면 좋다. 즉, 단지 내 상가는 투자 대비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독점적인 지위에 따라 꾸준하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대형 마트나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이 있거나 새롭게 출점 예정일 때는 자신의 사업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잘 판단해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또 단지 내 상가 투자 시 특수한 업종이 아닌 이상, 가급적 지하층은 피하는 게 좋다. 상가에서 지하층은 공동주택에서 1~2층과 같이 비로열층에 속해 그만큼 선호도가 떨어지고 업종 선택에도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 아파트 분양률과 배치 현황, 업종별 구성, 소비수준 등도 따져봐야 한다. 전용률은 최소 55% 이상 돼야 하고 퇴근 시간대 약속 장소로 흔히 이용되는 곳이 좋다.

상가 분양 방법에는 공개 경쟁입찰, 내정가 공개 추첨, 수의계약 등이 있다. 영업 환경이 좋은 상가일수록 공개 입찰이 많다. 이때 입찰 현장의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터무니없는 가격을 써내는 초보 투자자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