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격언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주인과 개의 공원 산책 비유다. 공원을 산책하는 주인은 가야 할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같이 걷고 있는 개는 주인의 앞과 뒤를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을 빗대는 말이다. 주인은 주가, 기업 가치의 펀더멘털을 의미하고 개는 주가, 시장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같은 주식 가치지만 기업 가치와 시장 가치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주식 가치는 시장 가치와 기업 가치가 궁극적으로는 같은 궤적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을 개의 움직임과 주인의 행보에 빗대 말한 비유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펀더멘털’과 ‘센티멘털’의 차이, 왜 우리 개는 엉뚱한 방향으로만 뛸까
주식시장은 개의 움직임과 같이 센티멘털의 곡선에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흥분과 실망, 공포와 기대감 등이 혼합적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만이 주식 가치에서 심리를 반영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전문가 집단도 같은 양상을 띠기도 한다. 필자는 오랜 기간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애널리스트 생활 속에서 기업의 IR(investor relationship) 담당자 혹은 경영진과 기업 방문 과정에서 유사한 질문을 받은 적이 많았다. 한국의 선도 기업과 대기업에서도 있었고 코스닥 기업들에서는 더 많은 경험이 있었다. IR 담당 부서는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경영진도 주가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널리스트 시절 당시에 종종 기업의 경영진, IR 담당자들이 질문한다. 주가 부양책은, 무상증자는, 배당 성향은, 액면분할은, 호재성 재료 발표는 언제 등등…. 필자는 ‘주가는 주식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 경영진은 주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투자자들의 행동과 심리적인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말고 기업 가치, 즉 이익과 현금 흐름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고민하라’고 권했다. 이 같은 원론적인 대답에는 항상 동의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보다 더 나은 단기적인 방법은 없을까’하는 심정이었던 같다. 그러면 필자는 한마디 더 덧붙였던 기억이 있다. “이익이 성장하는데 주가 상승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이익이 축소되는데 주가 하락을 멈추게 할 방법은 없습니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펀더멘털’과 ‘센티멘털’의 차이, 왜 우리 개는 엉뚱한 방향으로만 뛸까
주식 투자는 상상력이 필요해

<그림1>에서와 같이 기업의 이익 추세선이 우상향으로 연편균 10% 정도 증가하는 기업을 가정했다. 장기적으로 이익이 연평균 10% 성장하지만 주가의 상황은 다르게 움직이는 특성을 보인다. 주가는 이익보다 과도하게 상승하는 구간을 보일 때도 있다.

이때 주식 투자자는 장기 투가가 아닌 적정 가격을 웃도는 과도한 수준에 대한 이익 실현 매도 국면을 맞는다. 2005년 이익과 기업 가치가 아니라 2012년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7년 동안 10%씩 매년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장은 과도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는 보유 주식에서 이익을 실현해야 할 구간이다.

반대는 2008년 이익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주가도 하락 반전하는 양상을 보였을 것이다. 시장은 편향성의 법칙에 따라 주식을 투매하는 양상으로 매도 일색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A 기업의 5년 전 기업 가치 수준까지 되돌려 놓은 상태다. 과도한 공포, 투매에서는 기업의 사업 모델에 대한 분석이 뒤따른다면 매수 영역에 도달했을 것이다. 주식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되는 순간이다. A기업은 이익 성장이 정상화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형국에서 주가도 반등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펀더멘털’과 ‘센티멘털’의 차이, 왜 우리 개는 엉뚱한 방향으로만 뛸까
가상 기업인 A기업의 이익과 시가총액(주가)의 변화 곡선을 비교했다. <그림2>에서 연간 주가의 고점·저점을 비교했다. 주가 밴드의 형성을 표시한 차트다.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투자자들이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투자자들의 존재가 저평가 영역에서 현명한 투자자가 가세하고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과 센티멘털에 의해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이 같은 현명한 투자자와 트레이딩(Trading) 투자자들의 존재에 따라 기업 가치 곡선과 밴드 곡선을 형성하는 이유다. 밴드의 하한선에서 매수하고 상한선에서 매도하는 전략은 마치 최적의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하한선과 상한선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변동 폭도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림2>를 제시한 것은 주가의 상·하한 밴드를 찾는 것도 주식 투자에서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요소는 이익의 방향성에 대한 고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주식 투자에서는 상상력 혹은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장기적인 이익 추세선을 그려보면 주가 추세선도 같이 그려갈 수 있을 것이다. 이익 추세선을 가정해 보는 상상력이 주가 추세선을 그리는 상상력일 것이다. 앞서 말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반복한다. ①매출액이 증가하고 ②안정된 이익률을 가진 기업이며 ③일정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장기 이익 추세선은 우상향할 것이다. 위험을 먼저 생각하는 투자자 기준에서는 ④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된 기업이면 더 좋다.

4가지 조건에 충족하는 기업이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이익 추세선을 과도하게 벗어난다면 절호의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해 과도한 장밋빛 전망이 쇄도할 때에는 차분히 이익 추세선에 대한 고민을 다시 점검해 주식 투자의 차익 실현 매도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어닝 시즌, 이익 추세선을 살펴보라

주식 투자는 장기·중기·단기 등 시간 개념이 아니라 이익의 추세선에 따라 장기, 혹은 단기 투자가 될 수 있다. 무조건 장기 투자를 권고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기업의 이익 추세선을 타고 가는 주가라면 1년, 3년, 5년, 10년도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이익의 실현 가능성, 변화 요인들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이다. 시장에서 투자의 대가들이 있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기업의 이익 실현 가능성과 이익의 성장 가능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 추세선에서 장기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익 추세선에 따른 주가 추세선의 변화는 성장성보다 이익 안정성이 더 많이 반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에서도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 재평가보다 이익의 안정성이 가미되는지 여부를 더 많이 따져봐야 과도한 기대감 영역인지, 과도한 실망감 영역인지 평가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3~4월은 실적 시즌(Earning Season)이다. 분기별 이익의 증감도 중요하지만 추세적인 안정성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더 나은 투자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어닝 시즌에 이익 추세선에 대한 상상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펀더멘털’과 ‘센티멘털’의 차이, 왜 우리 개는 엉뚱한 방향으로만 뛸까
민후식 파인투자자문 대표이사 hoosik_min@pin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