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이랜드, 패션 시장 ‘신화’로

나이키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07년 초 200억 달러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2.5배인 500억 달러에 달하고 2008년 말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 소비 시장의 성장에 있다. 중국의 패션 브랜드 소비가 늘어나면서 나이키는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다. 마치 애플이 아이폰 시대를 열면서 성장하듯이….

나이키는 2009년부터 실적 공시에 아예 중국 사업을 별도로 공시할 정도로 중국에서 고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매출액은 2011년 기준으로 신발이 12억 달러, 의류가 8억 달러 등 20억 달러에 달하고 영업이익도 4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성장해 7억7000만 달러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들에게 물어보면 1, 2선 도시의 중고생들 중 절반 이상이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고급 브랜드의 운동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글로벌 패션 의류 중 고급 브랜드인 버버리나 랄프로렌의 주가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09년 초의 저점 대비 각각 5배와 4배가 넘는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중국의 고급 브랜드 의류 시장의 성장이 원인이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패션 시장 1위가 한국의 이랜드라는 것이다. 비상장 업체이긴 하지만 이랜드의 중국에서의 성공은 한국인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다. 이랜드의 2005년 매출액은 1388억 원에 불과했는데 2011년에는 1조6000억 원에 달해 6년 만에 10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2012년 들어서는 1월에만 2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는 등 연간 2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패션 시장 1위가 유력하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서고 2010년에는 납세액 10억 위안(1800억 원)을 내면서 상하이 민항구 소재 외자 기업 중 코카콜라에 이어 납세 기준으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YONHAP PHOTO-0552> Nike Inc Chief Executive Officer Mark Parker speaks at the Nike Investor meeting event in New York in this May 5, 2010 file photo. Nike Inc posted future orders data that missed many analysts' expectations on Tuesday and shares of the world's largest athletic shoe and clothing maker fell more than 4 percent. Future orders excluding currency exchange rates -- a key measure of sales growth -- rose 11 percent.   REUTERS/Mike Segar/Files   (UNITED STATES - Tags: SPORT BUSINESS)/2010-12-22 07:41:48/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Nike Inc Chief Executive Officer Mark Parker speaks at the Nike Investor meeting event in New York in this May 5, 2010 file photo. Nike Inc posted future orders data that missed many analysts' expectations on Tuesday and shares of the world's largest athletic shoe and clothing maker fell more than 4 percent. Future orders excluding currency exchange rates -- a key measure of sales growth -- rose 11 percent. REUTERS/Mike Segar/Files (UNITED STATES - Tags: SPORT BUSINESS)/2010-12-22 07:41:48/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 패션 산업, 향후 10년간 3배 이상 성장 예상

중국 중항증권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의류 제품 판매액은 3980억 위안, 2011년 의류 시장은 4600억 위안(약 83조 원)으로 추산된다. BCG는 2015년 중국 내 의류 판매액이 8000억 위안(약 144조 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2020년에는 1조3480억 위안(약 243조 원)으로 향후 10년간 고성장이 예상된다. 또 의류 시장 자체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의류 즉, 고급 브랜드의 의류 시장 비중이 더욱 커져 한국이나 글로벌 톱 메이커들의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류 산업 사이클은 (a)맞춤복 시장→(b)기성복 시장→(c)중소기업형 브랜드 시장→(d)글로벌 수입 브랜드 및 명품 시장→(e)차별화된 패션 브랜드 공존의 주기를 거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한국은 (d)글로벌 수입 브랜드 및 명품 시장과 (e)차별화된 패션 브랜드의 과도기를 거치는 단계이며 중국은 (c)중소기업형 브랜드 시장과 (d)단계의 초입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중국 소비의 흐름을 파악하라-패션업
중국 패션 시장의 현재 단계인 (c)단계에서 큰 수혜를 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이랜드와 베이직하우스 같은 업체들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유명 브랜드 성장세도 커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 (d)단계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업체들은 나이키·아디다스·랄프로렌·인디텍스·패스트리테일링과 같은 기업들로 판단된다. 반면 고성장을 보이던 중국 최대 내수 전문 브랜드(리닝·안타)들의 실적 및 주가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대비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여성 의류 시장을 보면 1~3선 도시 기준으로 볼 때 57%가 브랜드 의류인데 비해 4~6선 도시는 46%만이 브랜드 의류여서 향후 브랜드 의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또 연령별로 전체 소비액 중 의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35세 이상은 8%에 불과한데 비해 20대는 전체 소비 중 의류 소비 13%, 20세 미만은 20% 이상이 의류 소비여서 젊은 세대일수록 브랜드 의류 소비 비중이 크고 남성보다 여성의 브랜드 선호가 커 시간을 두고 브랜드 의류 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그러면 성장하는 중국 패션 시장에서 어떤 업체에 주목해야 할까.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글로벌 브랜드 패션 리더 기업들, 즉 나이키·랄프로렌·버버리·아디다스 같은 기업들이다. 그다음으로 한국의 브랜드 업체인 이랜드·베이직하우스 같은 기업이다. 세 번째로는 글로벌 패션 의류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중국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전역에서 1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회사 전체 매출액의 47%, 영업이익의 86%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마인드 브리지’라는 브랜드로 중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장의 기복은 있겠지만 이랜드와 함께 중국 브랜드 패션 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이다.

다음으로 주목할 기업은 중국의 OEM 업체다. 유유엔은 글로벌 최대 OEM 신발 업체로, 2011년 매출액이 70억 달러로 추산되며 주요 고객은 나이키·아디다스·리복·뉴발란스·아식스·푸마 등 대부분 브랜드 업체에 모두 납품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브랜드 의류 및 신발 소비 증가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신주국제 역시 OEM 의류 생산 업체로, 2011년 예상 매출액은 약 88억 위안으로 추산된다. 주요 고객은 유니클로·아디다스·나이키 등이다.
[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중국 소비의 흐름을 파악하라-패션업
>>중국 경제 중국인 엿보기
중국의 과제 ‘농민공’과 ‘후커우(戶口)’제도

중국은 춘제(설) 전후로 인력난에 시달린다. 이른바 ‘농민공’들의 귀향이 시작되고 또 춘제 이후 복귀하지 않아서다. 왜 복귀하지 않을까. 또 농민공은 누구일까. 넓은 나라 중국에서 무려 2억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은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를 가리킨다.

이들은 호적이 농촌에 있어 도시에 살더라도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주택 구입이나 자녀 교육까지 불이익을 받아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도농 격차와 빈부 격차의 상징인 ‘농민공’ 문제는 중국의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다.

약 2년 전부터 중국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추구하는 ‘포용성 성장’과 맞물려 ‘후커우(호적)’ 제도 개혁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는 2012년까지 도시와 농촌의 후커우 간 차별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고 충칭시도 후커우 제도에 대한 대규모 개혁에 착수해 2012년까지 농촌 후커우 보유자에게도 도시 후커우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후커우’는 쉽게 말해 ‘영주권’으로 보면 된다. 한 나라의 국민이 다른 나라로 이주해 영주권을 취득하려면 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한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정식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허가를 거쳐 후커우를 발급받아야 해당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후커우 제도는 ‘현대판 신분제’라고도 불릴 정도다. 사실상 중국은 이를 통해 주민의 거주지 이전의 자유를 통제했다. 특히 농민이 도시로 유입되는 것을 엄격히 방지해 왔고 이를 통해 지역 정책적 개발을 유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실시 이후 후커우 제도에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촌이 점차 중국의 고속 경제 발전에서 소외되면서 후커우 제도는 도농 격차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고 베이징·상하이 등과 같은 대도시는 경제성장을 통해 이룬 엄청난 부를 주민에게 복지 혜택으로 제공한 반면 가난한 농민공은 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통계상 기준의 오차 가능성이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50% 전후이지만 사실상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2억5000만 명의 농민공을 도시인구로 간주하면 실제적인 도시화 진행률은 65%가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또 중국의 실업률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지역 호적을 기준으로 실업률을 발표하기 때문에 농민공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공식 실업률과 실제 실업률의 괴리가 항상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