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자체의 공무원들이 시찰하기 위해 수십 명씩 마을을 방문하기도 하고 대학의 부동산 관련 학과 학생들이 버스를 대절해 단체 견학을 오기도 한다. 마을 주민들로선 하루가 멀다고 찾아오는 낯선 이들의 방문이 불편할 법도 하지만 불평은커녕 오히려 마을 자랑에 여념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원마을은 재테크 수단이 아닌 ‘살기 좋은 공간’으로서의 집, 사람 중심의 공동체 마을로서의 좋은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新주거혁명, 굿바이~아파트] 사람이 ‘중심’, 암사동 서원마을에 가다 담장 낮춰 ‘소통’…휴먼타운 거듭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417.1.jpg)
지난 2월 14일 기자가 찾아간 서원마을은 잘 정돈된 외국의 어느 마을을 연상케 했다. 마을회관이 있는 입구에서 바라보면 거의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마을인 데다 화려함과 거리가 먼 낮고 소박한 주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을 전체가 일관성 있게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곳곳에 들어선 신축 주택과 리모델링을 마친 주택들도 옛 주택들과 보기 좋게 어우러져 이질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新주거혁명, 굿바이~아파트] 사람이 ‘중심’, 암사동 서원마을에 가다 담장 낮춰 ‘소통’…휴먼타운 거듭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418.1.jpg)
여느 동네와 다를 바 없던 서원마을이 이러한 외형적 변화와 함께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은 서울 휴먼타운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휴먼타운은 기존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정책으로 오래된 주택을 개·보수하고 도로를 정비해 편의성을 갖춘 저층 주택 중심의 마을을 만드는 서울시의 사업으로, 서원마을이 휴먼타운으로 재탄생하는 데는 총사업비 36억3000만원과 9개월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됐다. 한때 재건축을 추진하기도 했던 이곳은 그린벨트와 군사보호지역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쳐 서울시의 제안으로 휴먼타운 사업에 참여했다.
물론 사업 초기 일부 주민의 반대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마을이 변화한 후에는 모두가 만족스러워한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서원마을 토박이라는 한 주민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마을을 바꿔준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라며 “원래 조용하고 살기 좋았는데 휴먼타운이 된 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31년째 살고 있다는 김세황 씨는 “담장이 낮아지면서 주민들끼리 소통이 더 원활해졌다”며 “마당 안까지 들여다보이니 다들 자기 집 마당을 꾸미기 시작해 봄이 되면 마을이 더 예뻐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新주거혁명, 굿바이~아파트] 사람이 ‘중심’, 암사동 서원마을에 가다 담장 낮춰 ‘소통’…휴먼타운 거듭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419.1.jpg)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서원마을 주택 가격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지만 주민들은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김세황 씨는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20~30년 이상씩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64채 중 세입자가 사는 곳은 2채에 불과할 정도로 실거주자 중심 마을이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지 어떤지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新주거혁명, 굿바이~아파트] 사람이 ‘중심’, 암사동 서원마을에 가다 담장 낮춰 ‘소통’…휴먼타운 거듭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42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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