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했지만 고독했던 여인

영국 탄광 마을을 배경으로 한 ‘빌리 엘리어트(2000)’는 당시 마거릿 대처의 실정을 꼬집었다. 1979년 5월 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는 영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다. 하지만 당시 영국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고 대처는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이른바 ‘영국병’을 치유하고자 했다.
[영화] 철의 여인 外
그중에는 경제성이 떨어진 탄광을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석탄산업 개혁도 포함돼 있었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파업으로 임금을 받지 못하던 빌리의 아버지가 피아노를 부숴 땔감을 마련하는 장면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경기 침체와 고실업률에 맞서 긴축정책을 펼치고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제도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운데 영국 전역에서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식료품상의 딸로 총리 자리에까지 오른 마거릿 대처는 그렇게 세계 정치사에서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인물이다.

야심만만한 옥스퍼드 졸업생 마거릿(메릴 스트립 분)은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지방의회 의원선거에 나가지만 낙선하고 만다. 성공한 사업가 데니스(짐 브로드벤트 분)는 그런 그녀를 눈여겨보고 평생의 후원자가 되기로 약속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꿈에 그리던 의회 입성에 성공한 그녀는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된다. 연거푸 3선에 성공하면서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며 막대한 권력과 세계적 정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떨친다. 늘 자신의 신념과 정책을 당당히 추진하지만 언제나 반대하는 이들과의 격렬한 대치가 이어진다.

‘철의 여인’은 20세기 들어 가장 논쟁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인 마거릿 대처를 그리면서, 여러 논란과 정면 승부하기보다 그녀가 남성들의 세상 속에서 느꼈던 강한 의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40여 년의 세월을 그리면서 정책 수행과 사퇴 압력 등 개인적인 위기에 좀 더 긴박감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메릴 스트립을 주인공으로 택한 것은 안전하고도 야심적인 승부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등 감히 접근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종종 뽐냈던 그녀는 거의 대처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 메이크업으로 메소드 연기(method acting)의 진수를 펼친다.

그렇게 ‘인간 마거릿 대처’를 섬세하게 묘사한 의도는, 지지자나 그 반대의 사람들 모두에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중요한 것은 ‘맘마미아!(2008)’에서 이미 메릴 스트립과 호흡을 맞췄던 필리다 로이드 감독이 말했던 “이것은 정치 영화가 아니다”라는 태도다. 결국 ‘철의 여인’은 한 여자의 해소되지 않는 고독에 대한 영화다.




언더월드4:어웨이크닝
감독 만즈 말랜드, 비욘 스테인
출연 케이트 베킨세일, 인디아 에이실리, 테오 제임스
[영화] 철의 여인 外
불멸의 두 종족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자 인간들은 이들에 대한 학살을 시작한다. 뱀파이어 여전사 셀린(케이트 베킨세일 분)은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소에 갇힌다. 12년 만에 깨어난 그녀는 정체불명의 소녀 이브(인디아 에이실리 분)와 함께 인간들을 향한 전쟁을 시작한다.



맨 온 렛지
감독 에르게스 레스 출연 샘 워싱턴
[영화] 철의 여인 外
전직 경찰 닉 캐서디(샘 워싱턴 분)는 억울한 죄로 누명을 쓰고 절박한 상황에 처한다. 그는 자신의 명예와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의 한 고층 빌딩 난간에 선다. 자살하려는 상황으로 본 경찰은 네고시에이터(교섭자)를 급히 투입하고 이 광경은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방영된다.



레전드 오브 래빗
감독 쑨리쥔 3D 애니메이션
[영화] 철의 여인 外
쿵푸의 ‘쿵’자도 모르는 토끼 ‘투’는 푸짐한 뱃살과 쭉 뻗은 귀를 가진 한적한 시골의 호떡 요리사다. 몸매와는 사뭇 다른 반죽 신공으로 빚어낸 호떡은 많은 이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하지만 세상을 노리는 검은 음모는 그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