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제와 주가 문제는 크게 보면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에 의해 결정된다.

이 부문이 경제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이 있지만 세상사는 결국 상식선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경제나 주가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각 시점에서는 당시 나름대로의 상황 논리에 의해, 특히 전반적 사회 분위기에 압도돼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주변 모두가 환호하는데 홀로 향후를 어둡게 내다보거나 사회 전반이 침울한데 나만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은 자주 주가 꼭지에서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고 하고 바닥에서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의견에 반해 다른 견해를 피력하면 이단아로 취급된다. 사실 분석가들은 상황에 적당히 편승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결국 경제와 주가 문제는 크게 보면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에 의해 결정된다. 이 부문이 경제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정책들이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시간 소요는 각 경제 주체가 인내할 사안이다.

사실 우리는 이러한 국제적 경험을 많이 했다. 예컨대 2001년 9·11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주요 경제학자들은 세계경제가 몇 년간 후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데다 극단적 사건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긍정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돈을 풀고 재정지출을 늘렸다. 그 결과 경제는 원만해졌고 주가는 상승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발생 당시에도 역시 모두가 비관했고, 1929년 대공황을 연상했다. 치솟는 각국의 실업과 가계 부채, 그리고 연이어지는 기업 부도 위기는 각국 국민들을 절망으로 몰았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기업과 가계로 돈이 돌지 않았다. 또 주가 하락은 줄곧 이어졌다. 금융권이 민간 경제 부문을 믿지 못했고 주식 투자가들은 기업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 산책] 남유럽 문제에 대처하는 법
그러나 2009년부터 세계경제는 웬만큼 추슬러졌고 세계적으로 주가도 상당히 상승했다. 미국의 실업률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고 각국의 기업 이익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대다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유럽 문제가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라고 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각국 언론은 남유럽 문제 때문이라고 할 정도다. 필자는 남유럽 문제가 평론과 같은 정도의 악성은 아닌 것으로 본다.

사안을 긍정적으로 본 것은 유럽 경제의 세계 성장 기여도가 0.3% 포인트밖에 되지 않아 유럽의 세계경기 방향에 끼치는 영향이 작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이 돈을 풀 가능성이 긍정적이다. 물론 남유럽 국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금 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돈을 풀면 금융 업체들은 유동성 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제 금융시장의 큰 혼란은 피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사례가 입증한다. 즉 필자 개인적으로는 예전같이 금융정책을 믿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금리와 기업 이익 대비 현저히 낮은 주가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