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가 좀 일찍 결혼했더라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사라 제시카 파커의 신작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는 워킹맘을 위한 맞춤형 로맨틱 코미디다. 예쁜 두 아이, 자상한 건축가 남편 리처드(그렉 키니어 분)와 함께 사는 펀드매니저 케이트(사라 제시카 파커 분)의 일상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의 연속이다.

영화의 원제 ‘그 여자는 그걸 어떻게 다 해내는지 몰라(I Don’t Know How She Does It)’는 오로지 케이트에게 초점을 맞춘 대사다. 영화 중간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아이와 산책하던 케이트가 핸드백과 그 안에서 쏟아지는 물건들을 저글링하듯 받아내는 장면이 삽입된다. 슈퍼맘이라는 환상이 제아무리 상업적인 목적으로 악용되더라도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그 환상의 무게가 지대하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달콤하고 유머러스한 어조 너머로, 아마도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이 가장 공감할 장면은 두 살짜리 아들의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잘라야 할 때를 놓쳐버린 케이트가 공항으로 향하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과 ‘엄마 괴물(momster)’로 묘사되는 이웃집 여성들의 과장된 모성애에 스트레스를 받는 장면일 것이다. 양육과 개인적 성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주인공에게 결국 찾아오는 해피엔딩은, 비록 순간적인 화해에 불과할지라도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워킹맘 관객들에게 일말의 탈출구를 제공해줄 것 같다.
워킹맘의 고난을 유쾌한 터치로만 일관하면서 TV 시트콤적인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사라 제시카 파커를 비롯한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든다. 런던의 바쁜 워킹맘 알리슨 피어슨의 원작 소설이 400만 부 가깝게 팔렸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각색을 맡았던 브로시 매켄나가 펜대를 잡았다. 그리고 사라 제시카 파커의 캐스팅까지 그야말로 21세기 ‘치크리트(chic lit:‘chick+literature’의 준말로 젊은 여성을 겨냥한 영미권 소설을 지칭하는 신조어)’의 핵심 멤버들이 한꺼번에 모여든 화제작이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감독 윤종빈
출연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마동석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900.1.jpg)
파파
감독 한지승 출연 박용우, 고아라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901.1.jpg)
웰컴 투 마이 하트
감독 제이크 스콧 출연 제임스 갠돌피니,크리스틴 스튜어트, 멜리사 레오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18902.1.jpg)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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