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주와 주가 그래프
춘제(春節:설)를 맞아 중국 증시에서 마오타이(茅台)가 관심주(株)로 떠올랐다. 중국 서부 구이저우성의 마오타이진(鎭)에서 마오타이주(酒)를 만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주(酒)주식회사는 상하이증시 상장사다. 1월 16일 마오타이 주가는 5.98% 급락했다. 상하이시 인민대표대회(人代: 시 의회) 대표들이 공금으로 마오타이를 사는 것을 금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게 악재가 됐다.
마이타이 주식은 중국에서 우량주이면서 주가가 가장 비싼 황제주로 통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07년 12월 6000을 뚫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지금은 반 토막도 안 되는 2300을 밑돌고 있다. 마오타이 주가도 상하이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던 그즈음에 역시 역대 최고치인 204위안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하이종합지수와 같이 내리막길을 걷다가 빠른 속도로 회복해 2011년 8월엔 214위안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 18일 기준 180위안으로 다시 내려왔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통한다.
주(酒)테크 성행하게 만든 주역
빠른 주가 회복 뒤에는 탄탄한 실적이 있다. 마오타이의 매출은 2011년 1월부터 9월까지 13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46.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9억 위안으로 57.12% 늘었다.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만 해도 연간 매출과 순이익은 72억 위안과 28억 위안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68%로 상장 첫해인 2001년 3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우량한 실적의 회사 주가가 공금(公金) 구매 금지설에 급락한 것은 왜 일까. 왜곡된 ‘중국 특색’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오타이는 2000년 전 한(漢)나라 때부터 황제의 술로 진상된 데다 국민당군에 쫓겨 대장정에 나선 공산당의 고단함을 녹여준 인연으로 중국의 국빈주로 지정됐다.
이 같은 배경에 체면치레를 중시하고 공금을 낭비하는 왜곡된 풍조가 마오타이의 가격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마오타이 가격은 부패지수’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올 초 경매에서 1953년 생산된 마오타이 한 병이 150만 위안에 팔릴 만큼 주(酒)테크를 성행하게 만든 주역도 마오타이다. 문제는 일반 마오타이주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는 것. 2009년 말 광저우에서 700위안 하던 53도짜리 마오타이는 올 초 3배가 넘는 수준인 2750위안까지 올랐다(신콰이바오).
하지만 중국에서 빈자(貧者)들의 박탈감을 키우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공금 낭비를 줄이려는 당국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마오타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부호 연구 기관인 후룬(胡潤)이 올 초 내놓은 사치품 보고서에서 마오타이 브랜드 가치는 120억 달러로 루이비통·에르메스·BMW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마오타이에 비판의 화살이 다시 쏟아진 이유다. 상하이시 인대 대표들은 “2011년 말 국무원이 공금의 사치품 구매를 금지했다. 품목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한 병에 2000위안에 달하는 마오타이는 사치품”이라고 지적했다. 중간 유통상들의 폭리도 문제가 됐다.
마오타이 회사는 과도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올해 100여 개의 직영점을 개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오타이 가격은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의 디아지오가 수이징팡(水井坊)을 사들이고, UBS가 2011년 9월 말 현재 427만 주를 보유해 8대 주주에 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오타이의 한 잔 술에도 중국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베이징=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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