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 조세피나
파리의 카페같은 분위기이지만 가격과 격식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은 앙트르코트 전문 레스토랑이 국내에서 최초로 생겼다. 프랑스인 매니저가 추천하는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쉐 조세피나’가 바로 그곳이다. 앙트르코트는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하는 정통 프렌치 스타일인 쇠고기 갈비뼈 사이의 등심 스테이크로, 특제 소스와 함께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별미다. 그린 샐러드가 곁들여 나오는 스테이크는 등심뿐만 아니라 안심과 와규도 특별하다.프랑스 요리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미묘하고 섬세한 맛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소스가 더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쉐 조세피나의 소스도 그렇다. 등심과 안심 스테이크에는 통후추 소스나 허브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인다. 통후추 소스는 그린·핑크·블랙 통후추를 혼합해 베이스 소스로 사용한 데미글라스에 섞어 1주일 이상 뭉근하게 끓여 완성한다. 프로방스 허브와 화이트 와인을 6시간 이상 끓여 만드는 허브머스터드 소스는 중탕으로 오랫동안 저어가며 끓이기 때문에 그 풍미가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하늘이 내린 비옥한 토질과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재배된 프로방스의 허브향들이 테이블 이곳저곳을 나비가 날아들듯 날아다니는 것 같다.
와규에는 쉐 조세피나만의 비법으로 만든 버펄로 소스를 곁들인다. 육즙을 가득 품은 스테이크에 소스가 더해지는 순간 최고의 요리로 완성된다. 스테이크에 곁들이기 좋은 메뉴로는 달팽이 요리, 프렌치 어니언 수프, 감자 그라탕이 있다. 달팽이 요리는 양송이 버터 소스에 흠뻑 밴 달팽이의 쫄깃한 식감도 좋고 양송이 버터 소스에 적셔 먹는 바게트도 일품이다.
프렌치 어니언 수프는 13시간 동안 볶은 양파 한 올 한 올이 황금색으로 빛이 난다. 닭고기·쇠고기 육수를 넣고 3시간 동안 끓인 후 바게트와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워 낸다. 점잖고 묵직한 여운이 남는 어니언 수프는 수프가 아니라 ‘따뜻한 위로’ 한 그릇 같다. 프로방스 허브를 섞은 블루치즈 버터와 갓 구운 바게트를 곁들이면 브런치로도 손색이 없는 수프다. 감자 그라탕은 감자·생크림·우유·그뤼에르치즈와 약간의 넛맥만 넣고 오븐에 구워 그 맛이 참 맑고 곱다. 혀끝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소스의 앙트르코트뿐만 아니라 프랑스 디저트의 향연도 즐길 수 있어 좋은 곳, 쉐 조세피나다. 영업시간:10:00~22:00 일요일 휴무
메뉴:등심·안심 스테이크 2만9000원, 와규 스테이크 4만 원, 프렌치 어니언 수프 9000원, 달팽이 요리 1만3000원, 감자 그라탕 8000원
위치: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79-5 아주빌딩 2층 문의:(02)3288-3700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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