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화두


2011년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단연코 ‘수익형 부동산’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다. 길어진 기대 수명과 빨라진 은퇴 시기로 인해 불안해진 노후 대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쏠리면서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상가 등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이 그 어느 때보다 활황을 보였다.

주택 시장에서는 전세 강세, 매매 부진 현상이 2011년에도 이어졌다. 지난 1년간 전국 전세 상승률은 12.3%로 200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매매 시장은 부진한 편이었다. 단순 지표상으로는 6.9% 상승을 보여 지난 20년 중 2002년(16.4%), 2006년(11.6%), 2001년(9.9%)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지역별로 차이가 많아 수도권은 0.5% 상승에 그친 반면 지방 소재 5대 광역시(15.1%)나 기타 지방(12.9%)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후를 포함해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히 지방 부동산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시장에 비해 이처럼 높은 상승률을 보인 이유는 첫째, 지난 10년간 수도권 시장은 크게 오른데 비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적게 올랐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둘째, 지난 몇 년간 지방에 신규 공급이 적었던 것. 셋째,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각종 규제가 수도권 주택 시장에만 집중됐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추세가 2012년에도 이어질까.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 지속, 주택 시장 내에서의 전세 강세, 매매 부진, 지방 부동산 경기 활황 및 수도권의 부진이라는 현재의 추세가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수도권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지금과 다른 시장 분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2분기에 있을 총선이다. 올해는 총선으로 시작해 대선으로 끝나는 정치의 계절이다. 커다란 두 정치 행사를 전후로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선거를 치르기에는 현재의 침체된 경제 현실이 너무 암울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이미 정부 정책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정부 정책도 변화 조짐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시각의 변화다. 두 가지 정책에서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첫째, 올해부터 적용받는 다주택자 장기 보유 특별 공제와 둘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발표다. 이 정책들은 다주택자를 선의의 시장 참여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안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 2013년에나 필요한 규정이다. 2012년 말까지는 양도세 특례 규정에 따라 이미 일반 과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1년이나 남은 규제 완화를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이 규제를 풀지 않는다면 2012년에 양도세 중과 배제를 위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올해 안에 팔지 못하면 내년부터 다시 중과세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태는 정부가 원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가격 폭등도 문제지만 더 이상의 가격 하락도 정부에서는 원하지 않는다는 시그널로 해석해도 된다는 뜻이다.

다음은 재건축에 대한 정부 시각의 변화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정책이 있다. 첫째, 재건축 초과 이익 부담금을 2년간 부과 중지한다는 것이다. 2년 안에 관리처분에 들어가는 재건축 단지는 초과 이익 환수를 배제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일부 재건축 단지는 수익률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2년이라는 기간이다. 그냥 화끈하게 해제하면 될 것을 치사하게(?) 2년이라는 기한을 왜 정했을까. 초과 이익 부담금을 면제받고 싶으면 재건축 사업을 서두르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재건축 단지들은 조합 설립 인가 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종전에는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재건축 단지의 조합 설립 인가가 나오면 조합원의 명의 변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개포 주공 2단지·3단지·4단지나 시영 아파트는 아직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매매가 자유롭다.

하지만 일단 조합 설립 인가 후에는 (몇몇 예외 조항에 따른 거래 외에는) 거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이들 아파트를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것이 재건축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끼쳐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풀리면서 재건축 투자에 대한 환금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굳이 지금 (낮은 가격에) 재건축 아파트를 팔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시세가 좋을 때 언제든지 팔 수 있기 때문에 매물이 줄어든 것이다.

이들 조치의 의미는 서울과 같이 주택 용지가 부족한 곳에서는 장기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위해 재건축이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을 정부에서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추가 대책들이 하나 둘씩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2012년에는 어느 시장에 투자해야 할까.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이 급증하면서 작년과 같은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오히려 올해는 그동안 가격 상승 대열에서 철저히 소외돼 왔던 수도권 주택 시장이 반등을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그 안에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과거에는 가구 수 대비 주택 수가 절대 부족했었고 이에 따라 투자 수익률도 높았다. 심지어 대출을 끼고 무조건 많이 투자한 사람이 고수 취급을 받았었다. 그런데 그런 시절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이제부터는 ‘많이’가 아니라 하나를 투자하더라도 ‘잘’해야 하는 시절이 된 것이다.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호재 있는 지역의 저가 주택 노려라
돈 많이 풀리는 선거철 주목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는 ‘삶의 질’이라는 차원에서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추천할만한 투자 상품은 호재가 있는 지역의 저가 주택이다. 전세를 끼고 실투자금 5000만 원에서 9000만 원 정도 투자할만한 곳이다. 2년 전에 비해 전세금 상승분이 이 정도 되기 때문에 이 수준의 여유 자금이 갑자기 생긴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직은 상승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 있어 투자가 소극적이지만 오른다는 신호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저가 주택은 흔하디흔한 상품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이 오르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아무 데나 투자했다면 앞으로는 반드시 호재가 있는 곳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다.

전세가 많이 오르는 수도권 소재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세가 오른다는 의미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동안 단기적으로 급등한 지방 주택보다 몇 년간 오르지 않았던 수도권이 저평가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꾸준히 공급돼 왔고 언제라도 쉽게 공급될 수 있지만 아파트는 대형 부지 확보가 쉽지 않기에 당분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소재 재건축 투자도 추천할만하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정책 변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고 그동안 가격이 많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투자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보다 수가 더 많기에 정치권에서는 리모델링 규제 완화 이슈를 2012년 총선까지 끌고 갈 가능성도 높다.

2012년은 선거의 계절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여러 정책이 선보일 것이고 시중에 돈도 많이 풀릴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부의 부동산을 보는 시각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특히 하반기는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