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점유율 10% 달성 ‘코앞’에
지난 1월 2일 한국GM 부평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2002년 한국GM 출범 이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한껏 고무됐기 때문이다. 아카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 도입과 총 8종에 이르는 신차 출시 전략으로 내수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판매 성장을 올렸다”며 “올해는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같은 날 있었던 한국GM의 2011년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14만705대를 기록했다. 2007년 연간 최대였던 13만542대의 기록을 깼다. 2010년(12만5730대)에 비해서도 11.9% 늘어난 수치다. 수출은 전년 대비 6.7% 늘면서 전체 판매 실적은 7.6% 증가했다. 한국GM 판매·AS·마케팅 부문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은 “한국GM은 작년 3월 GM의 글로벌 대표 브랜드인 쉐보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연속적으로 출시한 신차들이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아 연간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내수 점유율 9.6%로 끌어올려
역대 최대 실적은 축하할 만한 것이었지만 아카몬 사장은 지난해 3월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내건 국내시장 두 자릿수대 점유율 달성이 좌절된 데 한편으로 아쉬움을 보였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2011년 내수 점유율 9.6%로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올란도·크루즈5·아베오·카마로·말리부·알페온 e-어시스트 등 신차를 쏟아내면서 공격적인 판매 확대 전략을 폈다. 그 덕분에 지난 상반기 동안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나 6월 9.9%(수입차 포함)까지 치솟기도 했다. 아카몬 사장이 천명한 것처럼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한때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10월 23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말리부 시승 행사장에서 아카몬 사장은 “연말까지 말리부 판매에 힘입어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맞출 수 있다”며 목표 달성을 자신했었다.
그러나 지난 연말 국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대를 모았던 중형차 말리부의 신차 효과도 거의 나타나지 않아 결국 지난해 점유율 10% 돌파는 좌절됐다. 그리고 이 목표는 2011년에서 2012년으로 미루게 됐다. 한국GM은 국내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형차 시장에서 지난 1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것을 10% 목표 달성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최근 출시한 야심작 글로벌 중형차 말리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다고 볼 때 한국GM의 10% 점유율 돌파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준대형차 시장에서 알페온과 최근 출시한 하이브리드 차량 알페온 e-어시스트가 선전한다면 10% 점유율 목표 달성은 더욱 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페온은 지난해 8월 출시 직후에는 판매가 415대로 저조했지만 9월 535대, 10월 751대로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정숙성·안전성·성능에서 소비자들의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알페온은 국토해양부 선정 ‘2011 올해의 안전한 차’ 최우수상을 받았고 KNCAP(Korea New Car Assessment Program) 종합 등급제 시행 이후 최초로 만점을 획득해 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최근 출시된 알페온 e어시스트는 기존 가솔린 차량 대비 연비를 25%나 끌어올려 준대형차 시장에서 연비를 중요시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올해 내수 시장점유율을 10%대 이상으로 높이는 것과 함께 수익성 향상, 업계 최고 품질 달성,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확보, 직원 역량 개발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아카몬 사장은 “글로벌 경제 상황은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원자재 값 상승도 제조비에 상당한 부담”이라며 “전 사업 영역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GM의 궁극적 목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제품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을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완벽히 개선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판매 성장을 기록한 한국GM은 올해 신제품 출시를 마무리 짓고 강력한 풀 라인업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품 라인업별로 특화된 마케팅 프로모션을 강화해 한국에서 쉐보레의 성공 스토리를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올해 3~4종의 신차 출시
한국GM은 올해 3~4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아베오 기반의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한국GM 부평연구소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아베오 기반 SUV는 GM의 글로벌 소형 SUV로, 한국GM에서 생산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스포츠카 콜벳을 선보인다. 지난해 출시한 카마로에 이어 상대적으로 고가인 콜벳까지 들여옴으로써 스포츠카 라인업을 보강한다. 마지막으로 스파크를 바탕으로 한 전기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GM 부평연구소는 GM의 6개 글로벌 연구소 가운데 전기차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가시적인 결과물을 올해 안에 선보이기로 했다.
한편 한국GM은 핵심 고객 관리 프로그램인 ‘쉐비 케어3-5-7’ 프로그램을 올해에도 연장 시행한다. 쉐보레 브랜드 출범 원년을 맞아 지난해 연말까지 실시한 쉐비 케어는 ▷3년 무상 점검 및 소모품 교환 ▷5년 또는 10만km 보증 기간 ▷7년 무상 긴급 출동 등의 혜택으로 구성됐다. 쉐비 케어 서비스의 핵심은 경차에서부터 소형차·준중형차·중형차·준대형차·SUV 등 가릴 것 없이 전 차종을 대상으로 펼치는 것으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최대 규모다.
마지막으로 판매 대리점 구축을 올해 마무리 짓는다. 한국GM은 스피트 모터스와 SS오토 등 2개의 딜러와 추가적으로 딜러 계약을 하고 기존 아주모터스·삼화모터스·대한모터스와 함께 5개 딜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의 판매 대리점들을 쉐보레 매장으로 속속 바꾸고 있다. 거점 지역의 대형 판매 대리점 오픈 등 새롭게 완성한 딜러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판매 네트워크의 개선과 영업 인력 확충, 전국 정비 사업소 리모델링 작업 완료 등을 올해 마칠 계획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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