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단계로 완성하는 ‘부채 탈출 노하우’


빚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쩌다 내가 이렇게 빚에 허덕이게 되었을까’ 의아해한다. 상황에 쫓기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고 재무 상태는 엉망이 되어 있다. 대부분 남들에 비해 적게 버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낭비하며 산 것도 아닌데 빚이 목을 조르는 느낌이라는 말을 한다.

일반 가정에서 빚의 시작은 신용카드 빚이나 마이너스 통장 같은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빚으로 시작된다. 매달 생활비·교육비가 모자라고 명절·휴가·의류 및 화장품 구입비, 경조사비 등 비정기 지출에 대한 준비가 없어 그때그때마다 부족한 돈은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빚이 늘어나게 된다. 가정의 재무 상태가 돌이키기 힘들 만큼 어려워졌을 때 사람들은 보통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포자기한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거나 로또를 기대한다. 그러나 부채는 외면의 대상도, 운 좋게 한 방에 해결 가능한 게임도 아니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족 모두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다.
[1000조원 가계 부채 시대] 정확한 ‘부채 현황표’ 먼저 만들어라
빚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갚아라

부채 해결을 위한 첫 단추는 현재 자신의 부채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자산과 부채를 펼쳐 보는 것이 필요하다. 부채 리스트를 작성하다 보면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부채 리스트를 작성할 때 우선 빚을 누구 명의로 어디에서 빌렸는지 잘 정리한다. 은행권의 부채(담보대출·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적금담보대출·신용카드사용액)인지, 제2금융권 부채인지, 사금융 부채인지, 개인 부채인지 분류하고 아울러 보증을 서 준 것이 있다면 그것도 기록한다. 또한 대출 종류별로 이자율과 원리금 상환액, 대출 잔액, 월 상환액, 만기일 등을 기록한다. 이렇게 각각 상세하게 기록하면 대출 금액, 대출금 상환 조건, 보증 부채를 포함한 부채 총액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 과도한 이자를 내고 있는 대출은 무엇인지, 잠재적으로 위험 요소가 있는 대출은 없는지 파악할 수 있어 부채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부채를 갚는 기한을 정하고 어떤 빚부터 갚을지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가계 부채의 해결은 본인 스스로의 위기감과 굳은 결심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결심을 실천에 옮기려면 부채를 언제까지 갚겠다는 기한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빚을 갚을 것인지 부채 상환 기한을 정하는 것은 단기 부채냐, 장기 부채냐에 따라 달라진다.

단기 부채는 기한을 짧게 잡아 바로바로 해결하거나 중기 부채로 전환해 조금씩 갚아가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중·장기 부채는 상환 기한을 당겨 미리 갚거나 정해진 기한까지 꾸준히 갚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부채는 대부분 단기 부채이기 때문에 부채를 상환하는 것도 단기 상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단기 부채인데도 단기로 상환 기한을 정하지 않고 연장을 거듭하면 부채에 대한 이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이자가 원금에 합산되면서 신용카드 부채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신용카드 부채는 되도록 단기로 갚아나가거나 단기적으로 상환이 불가능하다면 1년짜리 리볼빙 등으로 전환해 매달 갚아가는 방식을 택하도록 한다.

부채를 많이 가진 사람들은 고이율의 이자를 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빚을 갚는 기간을 잡고 신용 등급에 악영향을 주는 부채와 대출이자가 비싼 부채부터 갚아가는 빚 갚는 순서를 반드시 정해야 한다. 부채를 해결할 때는 사채 또는 대부 업체 부채→캐피털이나 저축은행 신용 대출→현금서비스나 카드론→마이너스 통장→신용 대출→부동산 담보대출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과 현금 흐름을 조정하고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 부채를 갚아 가려면 힘든 결정이겠지만 자동차·주택 등 처분할 수 있는 사용 자산과 펀드·연금·보험·청약통장 등 금융자산에 대한 처분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부채를 일부라도 상환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활비나 용돈 등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과다한 보험료나 목표가 불분명한 펀드에 가입했다면 리모델링해 매달 여윳돈을 최대한 늘려 매달 차근차근 생긴 여윳돈으로 빚을 갚아 나가는 것이다. 또한 빚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 생활 예산을 짜서 생활비를 최소치로 정해 놓고 그 범위 내에서만 사용하고 신용카드를 지갑에서 빼버리고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쇼핑을 하거나 지출할 때도 ‘이 물건이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가족이 합심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네 번째, 부채 탈출을 위해 기존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과 함께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필요하다. 속빈 강정이면서 자존심 때문에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한다면 영영 부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과거 모습은 자제하고 부채 탈출에만 집중해야 한다. 다른 가정과 비교해 지출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자녀 교육을 시키면서 다른 집과 비교하고 가구·차·집 크기를 비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빚에서 해방돼도 어느 순간 다시 이전상태로 돌아가게 될지 모른다.

다섯 번째, 갈등을 해소해야만 부채가 해결된다. 사람들은 ‘이 정도는 누려야지, 내가 누군데’ 등의 자신만의 내부적인 갈등과 가족과의 갈등 때문에 부채 해결을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부채 해결은 반드시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등을 해결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빚을 꼭 갚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고 자존심의 문제도 내려놓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두려움과 불안감도 이겨 내야 한다. 의지를 가지고 대처하면 불안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다.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면 가족들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여섯 번째, 부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채를 해결할 때 가장 큰 동기부여는 부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매달 결산을 하면서 부채가 줄어들고 자산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사실 이렇게 점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최소 3개월만 지속하면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매달 하루 날짜를 정해 가족과 함께 전월과 비교해 부채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부채 리스트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부채 결산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면 가족들의 삶도 돌아볼 수 있다. 매달 부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면 가족들이 용기를 얻게 되고 자신들의 삶에 대한 통제력이 커져 부채 상환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일곱 번째, 부채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하고 싶다. 빚을 과다하게 진 것을 보면 대부분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만나 빚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받고 부채 해결을 위한 솔루션과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제도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제도적인 부분은 이자를 줄이는 방법(바꿔드림론)과 이자나 원금의 일부를 탕감 받는 방법(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등) 등이 있는데 대부분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면 제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행복을 찾는 일에 나서 보는 것이 좋다.
[1000조원 가계 부채 시대] 정확한 ‘부채 현황표’ 먼저 만들어라
백정선 TNV어드바이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