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분석 ②


투자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위험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투자의 첫 단추다. 재무제표에서 대차대조표는 기업의 현재 가치를 살펴볼 수 있고 위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번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순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서도 기업의 현재 재무적인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ROE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대부분의 경영학 혹은 재무 이론 중 재무 비율 분석에서 ROE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종합적인 기업 평가에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계획 등을 제시하는 사업보고서에 반드시 첨부하게 돼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표준 양식에 따라 일정 부분의 편의성을 가지고 작성하게 된다. 이에 대한 적정한 기록 유무를 외부 감사기관인 공인회계사가 검증하고 이를 공표하는데 대한 평가를 제시한다.

이때 외부 감사기관은 ‘적정’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만약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기준에 어긋나거나 평가 기관인 회계법인 혹은 공인회계사에게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제공되지 않을 때에는 ‘의견 거절’ 등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이때 상장 법인 및 코스닥 등록 법인은 재심사의 요건에 들어가게 된다.

회계 부정은 한국에서도 있었고 이에 따른 공인회계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적정 의견으로 상장 및 등록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카메라 회사인 올림푸스는 최근 회계를 가공하는 부정을 저지르기도 했다. 미국도 과거 에너지 회사인 엔론의 회계 부정 경험도 있었다. 회계 부정을 찾는 작업과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은 회계사와 정부 관리 감독기관이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회계 자료에 대한 신뢰성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

회계 자료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보고서를 읽다 보면 기업들은 몇 가지 미래 계획 등을 제시한다. 몇몇 기업들은 향후 1~2년 혹은 5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매출 계획 등을 제시한다. 기업들이 제시하는 목표 수치 중에서 ROE도 있다. 몇몇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진 평가에서 목표 ROE 수치의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되기도 했다. 경영진의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ROE를 목표 수치로 제시하는 만큼 종합적인 수치로서 중요한 의미라는 것을 강조한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업의 경영진이 ROE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투자자는 ROE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동일한 중요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ROE의 구성, ROE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ROE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성도 필요하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기업 가치를 읽는 핵심 지표 ‘ROE’
경영진 성과급은 무엇으로 결정되나

<표1>의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한 기업의 총자산이 4조 원이며 부채가 2조 원인 회사가 있다. 이 기업의 ROE는 25%에 이르고 있다. 매우 뛰어난 기업이다. 매출액 순이익률이 10%인데 비해 타인자본(=차입금)을 이용한 수익성을 더 많이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자산의 활용성이 높은 측면이 있다. 총자산 회전율은 1.25회 수준이다. 경쟁사와 산업 전체 등과 비교해 투자 대상 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상장 기업의 평균이 ROE 11~12%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뛰어난 ROE, 즉 자산의 활용도가 높은 기업이다.

사업보고서에는 다양한 자산·부채·자본·매출·비용 항목 등이 있다. 요약 수치만으로도 기업의 경쟁력과 사업 현황에 대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수치로 이해하는 것이 기업의 이해도를 빠르게 하는 방법이다. 간단한 수치를 엑셀 등을 이용해 기업의 역사적인 사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경쟁 업체와도 비교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ROE와 LG전자의 ROE, 미국 애플사 ROE도 비교하면 기업의 가치 분석에 좀 더 쉽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사건과 뉴스에서 행간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종종 느낀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업의 경영진도 해당 기업의 ROE에 대한 수치에 민감하다. ROE를 개선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가시화될 수 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매출액을 늘리고 이익률을 개선하는 것이다. 더 많은 매출액을 증가시키고 비용을 최적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액 순이익률을 높이면 ROE는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이 밖에도 ROE를 개선하는 방법은 있을 수 있다. ‘ROE=순이익÷자본 총계’다. 이 공식에서 순이익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본을 축소하는 방법도 ROE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경영진은 ROE를 개선하기 위한 매출액 증대와 순이익률 개선에 대한 부단한 노력도 하지만 ROE 개선을 위한 자본 총계 축소 방법도 수행한다. 자본 총계를 축소하는 방법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 이익을 현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줌으로써 자본 총계의 절대 수치가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유사한 방법으로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는 방법도 자본 총계를 축소해 ROE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배당이 이뤄지고 매출액 순이익률도 유지하면서 매출액이 증가하는 기업이라면 매우 뛰어난 투자 대상 종목일 것이다. 5년 치 혹은 10년 치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기업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사업보고서를 읽지 않는 것은 내용상의 회계적인 수치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필자가 제시하는 것과 같이 다양한 수치들은 보조적으로 숙지할 필요가 있지만 매우 편리하고 간략한 ROE 분석만으로도 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투자하기 전에 몇 시간 정도의 수고스러움이 보다 나은 투자 행동이 아닐까 한다. 즉 기업의 매출액, 이익 규모도 중요하지만 자산 활용성, 부채 구조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도 있으며 경영진의 기업 경영 목표를 읽을 수 있는 ROE 분석은 의미가 클 것으로 믿는다.



배당·순이익·매출 증가…‘3박자’ 갖춰야

통상적으로 ROE는 타인자본(차입금)을 포함한 경영 성과를 표시하는 수치다. 경영의 목표는 위험 요인을 감수하고 차입금을 조달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회사채 금리 ‘AA-’ 4.25% 기준으로 2배 정도(8~9%) ROE를 창출하는 기업이면 투자 대상 종목으로 삼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 같은 ROE가 일정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한(Sustainable)지도 살펴봐야 한다. ROE의 안정된 수치 유지가 절대 수치와 동시적으로 가능한 기업이어야 더 나은 투자 대상 종목군에 속할 것이다.

민후식 파인투자자문 대표이사 hoosik_min@pin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