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word 5 주5일 수업제
2012학년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된다. 정부는 2011년 6월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각 학교가 지역 여건과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경기도의 대부분 학교들이 주5일 수업제 시행 계획을 밝히는 등 전국 대부분의 학교가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체험 학습 등 평일에 하지 못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 목소리가 있는 반면 “평일 수업 부담 증가에 따른 학습의 질 저하, 맞벌이 가정 또는 저소득층의 보육 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확실한 것은 주5일 수업제가 미칠 파급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2011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5인 이상 사업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엔터테인먼트 업계 ‘환영’
무엇보다 주5일 수업제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관광·레저·외식 업계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내놓은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따른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주5일 수업제 도입으로 국내 관광 총지출액은 4조8625억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에 따른 생산 파급효과는 총 8조4680억 원이고 14만68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국내 숙박 여행 경험률이 서서히 증가한 전례가 있어 여행 업계는 이번 제도 시행과 함께 가족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짧은 주말 기간에 맞춘 단기 해외 상품과 국내 여행 상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격주 5일 수업제를 시행한 후에도 체험 활동 위주의 주말 여행 상품 수요가 많았다”면서 “주5일 수업제가 본격 시행되면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해 국내 상품을 더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놀토’라고 불리는 격주5일 수업제를 겨냥해 ‘에듀 하나’ 팀을 꾸린 하나투어 역시 체험 학습 여행 상품을 확대, 강화할 방침이다.
문화·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성준원 애널리스트는 “2012년에 연휴가 적기 때문에 주5일 수업제를 한다고 해도 출국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국내 여행과 함께 공연·영화·테마파크, 서울 근교 아울렛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소비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아예 별장 같은 세컨드 하우스나 체류형 주말농장 등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워킹 맘인 신은정 씨는 “매주 여행지를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아예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세컨드 하우스를 서울 근교에 마련할 예정”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텃밭도 일구며 체험 학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주5일 수업제가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정부가 주5일 수업제 계획을 발표한 후 학습지 업체, 온라인 교육 전문 업체 등 교육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기대감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관련 업체들은 주5일 수업제 시행 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처할 계획이다. 학원가는 환영의 뜻을 비쳤다. 일부 학원을 중심으로 주말 강의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와 학교에서는 주말 프로그램 및 돌봄 교실 운영 등에 대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등의 우려를 감안해 철저한 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토요 돌봄 교실을 수요가 있는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로 확대하는 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박물관·미술관·문화원 등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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