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각별한 사진 사랑…‘앵글 경영’ 화제

[Close Up]조양호 한진그룹 外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진’ 사랑이 화제다. 조 회장은 매년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캘린더를 제작해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주한 외교사절 등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의 명소를 여행하면서 틈틈이 촬영한 사진이 대한항공의 TV 광고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 회장의 사진은 10월 중순까지 CF로 방영되는 ‘조양호 님의 자랑’ 1편과 ‘대한항공의 자랑’ 3편 등 총 4편에 등장한다.

‘조양호 님의 자랑’ 편에 등장하는 사진은 북한산 정상 바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앵글을 조 회장이 촬영한 것으로 “항상 변화하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더 나은 미래를!”이라는 글과 함께 소개된다.

이 글 역시 조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평소 ‘변화와 혁신’을 중시하는 그의 미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한항공의 자랑’ 편에는 부석사·장승·태백산 풍광의 이야기를 ‘대한항공이 닮고 싶어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감동, 무한한 사랑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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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에 직접 찍은 사진 등장

조 회장은 출장길에도 카메라를 제일 먼저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미취항지를 중심으로 해외의 많은 곳을 직접 찾는 조 회장은 가는 곳마다 현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2009년 펴낸 사진집에 등장한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 창공을 날아가는 새, 광활한 대지에 뻗은 길 등은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 총수로서의 철학이 배어 있다는 평이다.

주위에선 이런 그의 경영 방식을 ‘앵글 경영’이라고 부른다. 앵글을 바꾸면 전혀 새로운 작품을 창조할 수 있는 것처럼 “조직의 변화는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이라는 게 조 회장의 경영 지론이다.

조 회장의 카메라 사랑은 3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창업자이자 부친인 고(故) 조중훈 회장을 따라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 촬영하는 것을 보고 사진 촬영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진 촬영이 취미다.

조 회장은 사진이라는 취미를 나눔 경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재능과 열정을 가진 유망 사진작가를 양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자신의 호를 딴 ‘일우(一宇) 사진상’을 제정한 것. 서류 전형에 통과한 1차 선발자들에게는 창작 활동의 멘토가 될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직접 작품을 선보이고 조언을 듣는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는 12월 초 선정될 ‘주목할 만한 작가’ 2명에게 독일 ‘핫체칸츠’ 출판사에서의 단독 작품집 출간과 ‘일우스페이스’ 개인전 개최 기회가 제공된다. 사진상 지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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