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보기만 해도 적립금이 쌓이면 광고가 귀찮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될까.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광고는 누구나 내세우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이 뻔한 수익 모델조차 제대로 공략하는 곳이 없었다.

애드모비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주력했다. 광고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좋은 제품·아이디어·기획력 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드모비는 이런 방법을 택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강한구 애드모비 대표 “광고 보면 자동으로 포인트 쌓아줘요”
82학번인 강한구 애드모비 대표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직접적으로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지는 않았다. 그의 사회생활은 기자로 시작됐다. 그러다 2000년 자신이 직접 뉴스투데이라는 매체를 창간해 발행인 겸 사장을 지냈다.

강 대표는 지금까지 사회생활의 절반은 기자로, 나머지 반은 사업가로 보냈다. 창업 이력도 다채롭다. 2007년 한국모바일방송을 창업했을 때 그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조금씩 윤곽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모바일 콘텐츠 비즈니스의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수익 모델 광고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산업 자체가 형성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3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모비를 설립했다.


SK텔레콤 11번가와 제휴해 모바일에서 첫 시도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모비는 SK텔레콤의 인터넷 쇼핑몰 자회사인 11번가와 제휴, 9월 23일부터 ‘모바일 11번가 앱 AD 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11번가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앱)을 다운받아 실행한 뒤 특정 상품의 광고만 봐도 포인트가 쌓이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면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광고주에게는 소비자가 광고를 스팸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광고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광고를 하면 연령별·성별·지역별 광고 시청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광고를 통해 지역별·연령대별 마케팅을 할 수도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애드모비는 우선 11번가에 등록된 1500만 개의 상품 중 100만 개에 애드모비 플랫폼을 적용한다. 효과를 검증한 뒤 전체 상품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런 방식의 광고 모델을 만든 것은 모바일 광고가 활성화되려면 소비자가 광고를 귀찮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드모비는 광고 시청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전체 광고료 중 20%로 할당했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크게 하면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광고를 통해 얻는 게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모바일 앱을 이용하게 되고 그러면 해당 앱에서의 매출도 자연스레 늘어나고 광고 효과도 높아진다. 소비자·광고주·광고매체 모두가 이익이 되는 구조다.

2000년대 초반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개념을 골드뱅크가 선보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애드모비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은 이와 다르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제품 구매 없이 광고만 계속 클릭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시도를 막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광고 대상을 선정할 수 있다는 점도 과거 골드뱅크와 다른 점이다. 강 대표는 “골드뱅크 방식에서는 광고주가 막대한 광고료를 지출해도 사전에 광고 대상을 정할 수 없고 광고 후에는 그 효과에 대한 검증 방법이 없었다”며 “반면 애드모비의 플랫폼은 광고주가 사전에 광고 대상을 성별·연령별·지역별·일별·요일별로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강한구 애드모비 대표 “광고 보면 자동으로 포인트 쌓아줘요”
개방형 광고 플랫폼으로 키운다

애드모비는 광고 플랫폼을 오픈마켓뿐만 아니라 통신사·포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른 인기 앱에 올릴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는 구글의 애드몹이나 다음의 아담을 뛰어넘는 개방형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게 1차 목표”이라며 “모바일에서 광고가 활성화되면 온라인 못지않은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이렇게 자신하는 이유는 애드모비의 시스템이 애드몹이나 다음의 아담처럼 하나의 사이트, 하나의 앱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애드모비 플랫폼 자체가 오픈돼 있기 때문에 애드모비의 플랫폼과 계약하면 광고주뿐만 아니라 광조 매체들도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게 된다.

다른 사이트를 통해 들어오는 소비자들도 애드모비 플랫폼을 통해 광고를 접하게 되면 광고주로서는 다른 사이트에 얼마나 플랫폼이 깔려 있는지 알지 못해도 전체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나에게 돌아오는 몫도 커진다. 물론 이런 방식을 원하지 않는 광고주는 자체 사이트로 한정할 수도 있다.

애드모비의 방식은 과거 골드뱅크가 유사한 시도를 했던 분야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소개한 바 있는 랙션이라는 광고 상품도 크게 보면 애드모비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랙션은 광고를 보고 흔들면 상품을 준다는 개념으로 시작됐다.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주는 애드모비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광고를 보고 약간의 노력만 더해도 상당한 보상을 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둘 다 광고가 짐이 되지 않고 광고가 정보가 되거나 보상이 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애드모비 방식은 골드뱅크의 그림자가 있다는 게 부담이다. 골드뱅크가 소비자들에게 줬던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내기 위해선 애드모비의 차별점을 부각해야 한다. 애드모비 방식은 골드뱅크와 달리 광고주에게 권한을 많이 부여했다. 소비자들보다는 사실 광고주가 문제다. 광고주가 이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사업이 형성되기 어렵다.

다행히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기 전 올 초부터 11번가에 시험 적용해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면서 막연하게나마 자신감도 얻었다. 강 대표는 “애드모비 방식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광고주와 매체까지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윈-윈 모델”이라며 “모바일 웹페이지뿐만 아니라 앱에서도 국내 최고의 광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강한구 대표는 지난해 3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모비를 설립했다.

임원기 한국경제 IT모바일부 기자 wonkis@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