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창립 50주년
허창수 전국경제인엽합회 회장(GS 회장)은 10월 5일 전경련 창립 50주년 기념 국민보고대회에서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인들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의 과실이 구석구석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지난 50년간 힘겨운 길을 달려온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며 “하지만 효율 없이는 이길 수 없는 경쟁 속에서 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배려도 부족했던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최근 글로벌 위기로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재계는 이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들고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신뢰와 사랑을 받는 재계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제대로 성장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라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대기업,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자리매김해야
전경련은 이날 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한국 경제 비전 보고서에서 2030년 국내총생산(GDP) 5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세계 10대 경제 강국 달성과 함께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전경련은 노동과 자본의 성장 기여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해 매년 5.2%의 실질 성장을 이루면 GDP와 국민소득을 현재의 5배로 키우고 경제 규모 순위는 현재 15위에서 10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풍요롭고 안정된 삶,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생활, 건강한 국민 안전한 나라, 스스로 일어서도록 돕는 사회, 약자에게 따뜻한 세상, 자발적인 나눔 문화, 차별 없는 열린 국가 등의 공생 발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사회적 갈등과 분열, 기업 활력 저하, 중국 등 신흥국 추격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했다. 그동안 선진국 기술을 벤치마킹해 성장하는 ‘추격자(Fast Follower)’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델과 기술을 개발하고 창조하는 ‘선도자(First-mover)’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제 인프라 확충 ▷산업기술 역량 강화 ▷사회적 자본 축적 및 성장 기반 구축을 통해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추진,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상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창립 50주년 기념 리셉션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애초 예정된 7분이 훨씬 넘는 20분여의 축사를 통해 대기업에 대해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시장의 진화와 기업의 자발적인 동참, 공생 발전,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경련이 고민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빈부 격차와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 중심에 일자리 문제가 있다”며 “어렵더라도 일자리를 줄이지 말고 고졸 출신과 서민들을 위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졸 인력 채용과 양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고졸을 뽑아도 4년 정도 근무하면 대학 4년 졸업하고 들어온 사람보다 대우가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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