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저축은행 BIS 비율 및 실적


올 한 해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살아남은 저축은행의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은 예금 고객들도 현재 거래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안전한지 경영 공시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고정이하 여신 비율, 유동성 비율 등을 확인해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이번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실적이 9월 말 모두 발표된 가운데 저축은행의 순위(자산 규모 기준)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 회계연도 상위 5개사였던 솔로몬·토마토·부산·제일·부산2저축은행 중 솔로몬을 제외한 4개사가 영업정지로 순위에서 사라졌다.
[뭐든지 랭킹]10대 저축은행 중 3곳만 순이익 내
저축은행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솔로몬으로 2011년 6월 기준 5조 1349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6월 말(5조 7194억 원)에 비해 5845억 원 줄어든 규모다. 은행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잣대인 BIS 비율은 9.16%를 기록했다.

10%가 넘으면 우량 은행으로 볼 수 있고 5~10%면 경영 개선 노력이 필요해도 당장은 안전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솔로몬은 당기순손실이 1266억 원으로 2009 회계연도에 이어 연속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 당국은 BIS 비율이 높으면서 실적이 저조한 저축은행들이 많아 부실 문제가 추가로 불거질 수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솔로몬과 같은 대형 저축은행도 자본 잠식률이 41.52%로 나타났다. 자본 잠식은 회사의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상태다. 최근 일련의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안정성이 높은 저축은행 예금자들도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규모로 안전한 시중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HK·동부·모아 안정권

현대스위스는 지난 회계연도 자산 규모 7위였지만 자산이 5000억 원 가까이 감소한 경기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스위스는 자산 규모가 2조 9675억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2조9784억 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현대스위스의 BIS 비율은 6.15%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618억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기는 지난 회계연도 6위에서 이번에 3위로 뛰어올랐다. 경기의 자본금은 2조6814억 원, BIS 비율은 11.60%로 10대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535억 원에 달했다.

지난 회계연도 10위에서 이번에 4위로 올라온 HK(자산 2조4574억 원)는 BIS비율도 9.26%로 비교적 안정적이고 지난 회계연도 동안 2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10대 저축은행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HK·동부·모아 등 3곳이다.

중상위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던 동부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이 10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동부저축은행은 지난해 15위에서 9위로, 모아저축은행은 14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이들 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11.5%, 9.2%에 달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는 자산이 2조4000억 원은 돼야 10위권에 포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조7000억 원이면 10위권에 랭크될 수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