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Up] ‘혁신·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영원히 잠들다
지나간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아이콘은 많다. 20~21세기 들어 눈부시게 발전한 정보기술(IT)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만들었다. 컴퓨터·인터넷·스마트·클라우드 환경 등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창조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원천이다.

눈부신 기술 발전이 시대 변화를 앞당겼다면 한 사람의 천재에 의해 지구촌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다. 애플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10월 5일 잡스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그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 모든 언론 매체에 속보로 전해졌고 사람들은 놀라움과 더불어 허무함을 느낄 정도로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의 사망은 단순한 기업인의 그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이끌어 온 아이콘의 퇴장과도 같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PC 개발, PC에서 태블릿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은 한 명의 ‘천재’가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어떻게 바꿔 놓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Close Up] ‘혁신·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영원히 잠들다
PC 시대 연 주역

잡스는 195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드라마틱한 삶의 시작이다. 태어나자마자 양자로 입양된 잡스는 1972년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리드대에 입학한다. 하지만 1학기 만에 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떠난다. 훗날 잡스는 “대학 중퇴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 가운데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비디오 게임 회사에 취직한 히피 스타일의 청년은 인도 여행 후 기술 발전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거대한 발걸음의 시작은 그의 나이 스물한 살 때인 1976년이다. 컴퓨터 천재로 불리던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자기 집 창고에서 애플을 공동 창업했다. 잡스는 여기서 ‘애플1’을 개발한 뒤 최초의 PC인 ‘애플2’를 세상에 내놓으며 컴퓨터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1984년 내놓은 ‘매킨토시’는 PC의 혁명으로 평가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잡스도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윈도’로 상징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의 추격으로 PC 시장의 주도권을 내줬고 급기야 1985년에는 자신이 영입한 CEO 존 스컬리에 의해 회사에서 퇴출당한다. 하지만 잡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86년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와 컴퓨터 업체 넥스트를 인수했고 1995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전 세계적 대박을 터뜨렸다. 그 사이 애플은 1997년 한 해에만 10억 달러의 적자를 내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있었다.

다시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이듬해 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진가를 발휘했다. 2000년 들어 CEO 자리에 오른 그는 2001년 아이팟,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 2009년 아이패드 등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했다.

애플이 전 세계 1등 기업이 돼가는 것과 반대로 잡스의 건강은 나날이 악화돼 갔다. 2004년에는 췌장암 수술을, 2009년에는 간이식 수술까지 받았다. 지난 8월 24일 성명을 통해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잡스는, 놀라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면서 영원한 천재로 남았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Close Up] ‘혁신·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영원히 잠들다
[Close Up] ‘혁신·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영원히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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