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가 변동성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시장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우리 증시가 지난 8월 들어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을 계기로 급락세를 보이며 떨어지더니 요즈음엔 코스피의 하루 변동성이 2.69%에 달할 정도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을 빼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연구한 최신 논문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나 거래가 우리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했다기보다 오히려 축소시켜 우리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증거가 더 유력하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이유를 섣불리 외국인 투자자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되며 오히려 외국인 투자가 더 활성화되도록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요즘과 같은 광란의 변동성은 어찌된 일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의 향방을 예측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주가 변동성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시장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유로 국가들이 협력해 그리스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 기미가 보인다고 했다가 하루가 지나면 또 그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하는 등 눈만 뜨면 어제와 다른 뉴스들이 주식시장을 오락가락하는 이상 주가가 요동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물론 우리 시장에 나온 투자자들이 모두 다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주가 변동의 틈새를 타고 큰 이익을 보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주가 폭락의 공포를 피하려고 가지고 있던 주식을 투매하기도 한다.

또 어떤 투자자들은 이유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들이 팔기 때문에 덩달아 매도에 나서거나 다른 사람들이 사기 때문에 덩달아 매입하기도 한다.
[경제 산책] 널뛰기 증시서 살아남는 법
건전한 은행도 예금자들이 일시에 몰려와 예금을 인출하면 부도가 날 수밖에 없듯이, 만일 어떤 계기로 사람들이 집단적인 광기에 휩쓸리면 주식시장은 기업의 장래 전망과 상관없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서 증시가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집단적인 경향은 경제가 평온할 때보다 불안할 때 더 오기 쉽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투자가 바람직할까. 필자는 시장이 좀 더 안정을 찾을 때까지 추가 주식 매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폭락한 현재의 주가 수준이 적정하거나 혹은 저평가돼 있을 수도 있지만 혹여 다가오는 세계적인 불경기를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식을 내다 파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필자부터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내다 팔 생각이 전혀 없다. 앞으로 주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겨 온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의 경험으로 볼 때 머지않아 우리 기업들은 또다시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화려하게 다시 비상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