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 강국으로 우뚝 섰다. 지난 9월 29일 ‘하늘 궁궐’이라는 뜻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를 지구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리면서 우주개발 기술력을 대대적으로 과시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톈궁 1호 발사에 성공한 것은 우주 장기 체류라는 목표를 향해 가시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하며 기술력을 쌓았고 20년 전부터 유인 우주개발을 3단계로 나눠 계획적으로 진행해 왔다.

1992년 9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당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가 참여한 회의에서 ▷우주인을 우주로 보냈다가 귀환시키는 단계 ▷우주 공간에서 도킹 및 우주인의 중·단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 ▷우주 장기 체류가 가능한 단계로 구성된 ‘3단계 계획안’을 세웠다. 회의가 열린 날을 기념해 중국의 유인 우주개발 프로젝트는 ‘921 공정(工程)’이라고 불린다.

이후 2003년 첫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하면서 미국과 러시아를 뒤늦게 추격하기 시작한 중국은 빠른 속도로 선진국을 따라잡았다.
In this photo released by China's Xinhua News Agency, a Long March-2FT1 carrier rocket loaded with Tiangong-1 unmanned space lab module blasts off from the launch pad at the Jiuquan Satellite Launch Center in northwest China's Gansu Province, Thursday, Sept. 29, 2011. China launched the experimental module to lay the groundwork for a future space station on Thursday, underscoring its ambitions to become a major space power. (AP Photo/Xinhua, Wang Jianmin) NO SALES
In this photo released by China's Xinhua News Agency, a Long March-2FT1 carrier rocket loaded with Tiangong-1 unmanned space lab module blasts off from the launch pad at the Jiuquan Satellite Launch Center in northwest China's Gansu Province, Thursday, Sept. 29, 2011. China launched the experimental module to lay the groundwork for a future space station on Thursday, underscoring its ambitions to become a major space power. (AP Photo/Xinhua, Wang Jianmin) NO SALES
2007년 10월 최초의 달 탐사 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달 표면 사진 등 각종 과학 자료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2008년에는 선저우 7호를 발사해 우주인을 우주선 밖 공간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921 공정의 1단계를 마무리한 중국은 이제 톈궁 1호의 발사를 계기로 본격적인 2단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톈궁 1호의 발사 성공에 따라 중국은 11월 1일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를 발사해 첫 도킹을 시도한다.

첫 무인 도킹이 성공하면 중국은 이후 발사할 선저우 9호, 선저우 10호에 우주인을 실제 태운 상태에서 도킹한 뒤 우주인이 우주선에서 톈궁 1호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까지 시도할 계획이다.


국력 과시의 장으로 활용

주요 외신들은 “2016년쯤이면 중국이 정식 우주정거장 모듈을 쏘아올리고 2020년 무렵이면 독자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전 방위적 우주개발은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엔 무인 탐사선을 달에 먼저 착륙시키고 2017년께 달 토양과 암석을 회수하기로 하는 목표 아래 유인 달 탐사선 발사의 사전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안에 화성 탐사선도 발사, 먼 우주 탐사에도 발을 들여놓는다. 11월 러시아와 공동으로 첫 화성 탐사선인 잉훠(螢火:반딧불이)를 발사할 예정이다. 화성까지 보낼 수 있는 로켓을 보유하지 못한 중국은 일단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에 자국이 개발한 잉훠 탐사선을 실어 보낸다. 2013년엔 자국 로켓을 이용해 추가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 밖에 중국이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베이더우(北斗)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의 GPS망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전 세계 범위에서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정지궤도에 최소한 24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올려놓아야 한다. 중국은 현재 9개까지 관련 위성을 쏘아 올렸다. 군사 및 국가 안보 전략상 미국에 계속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연이은 우주개발 성공을 국력 과시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톈궁 1호의 발사 시기를 건국 기념일인 10월 1일에 최대한 맞춰 잡았다. 중국은 지난해 건국 기념일에도 두 번째 달 탐사 위성인 창어 2호를 발사한 전례가 있다.

김동욱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