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시간당 유동인구를 측정하려면 한자리에서 지나가는 사람 숫자를 일일이 세어야 했다. ‘알바’에게 시키면 ‘5분간의 유동인구×12’의 결과를 알려줬을 것이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출시한 ‘지오비전 상권 분석’은 기존의 주먹구구식 상권 분석에서 탈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이동통신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기지국 정보, 3400만 회원의 OK캐쉬백 거래 정보, 카드 업계 2위인 현대카드의 결제 정보 등 9개 협력사의 데이터가 망라된 상권 분석 서비스는 요일별·시간대별·연령별·성별 유동인구와 구매 패턴을 분석해 보여준다.
세분화된 고객 분석을 통해 창업 때 업종과 위치 등을 선정하는 데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목2동처럼 학원 밀집가에서의 유망 업종은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권 분석 서비스는 세계 최초다.
신창석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은 “SK텔레콤 고객의 지역별·연령별·성별 분포가 경쟁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SK텔레콤 점유율이 50%가량이니까 우리 데이터에 2를 곱하면 실제 유동인구가 나오는 겁니다. 현대카드도 점유율을 감안해 전체 결제액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도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최근 아이폰 고객의 위치 정보 수집처럼 개인 정보 유출 문제는 없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겠죠. 특정 개인의 데이터가 아닌 통계적 데이터만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은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협력사들끼리도 통계 정보만 공유하지 고객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의혹의 시선 때문인지 신 본부장은 “경쟁 업체 현황, 고객 매출 등 각 항목의 가격은 5000원에서 5만 원, 전체 항목은 1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컨설팅 회사에 상권 분석을 의뢰하면 100만 원이 넘습니다. 자영업자에겐 큰 부담이 없는 가격에 제공하고 주요 수익 타깃은 기업 고객”이라고 말했다. 기업용 ‘지오비전 비즈니스 CRM’ 역시 상권 분석·고객 관리·맞춤형 영업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카드 매출과 부동산114의 아파트 가격 정보를 통해 고객의 소득수준과 분포를 파악하면 은행·증권사 등이 지점을 낼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태블릿 PC용 앱인 ‘지오비전 스마트세일즈’는 보험·자동차 영업에 유용하게 쓰이는 개인 툴이다. ‘지오비전 랜드맵’은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를 지도상에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자영업자 등 고객층이 한정적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신 본부장은 “적은 게 아니라 너무 많아요. 출시하자마자 창업 컨설팅 업체, 공인중개사의 반응이 뜨거워요. 전 산업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창석 본부장 약력
1958년생. 95년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2003~2010년 SK텔레콤 수도권지사 마케팅기획팀장, 대구마케팅본부장, 법인영업본부장, BS&I본부장. 2010년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