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기간 3년으로 1년 연장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2005~2006년 수준으로 올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1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서울 등 전국의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전세 수급 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에 주변 아파트 전세 시세가 게시되어 있다.  2011.1.11
    jjaeck9@yna.co.kr/2011-01-11 15:32:32/Media Only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2005~2006년 수준으로 올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1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서울 등 전국의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전세 수급 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에 주변 아파트 전세 시세가 게시되어 있다. 2011.1.11 jjaeck9@yna.co.kr/2011-01-11 15:32:32/Media Only
“집값보다 전월세 오름세가 더 큰 문제입니다.”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가 한 말이 아니다.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얘기다. 박 장관은 지난 5월 16일 경기 군포물류종합센터를 방문했다가 부동산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 과 관련된 사안을 국토부와 조율 없이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부동산 시장의 기능이 정지된 상태여서 장관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 오름세가 심각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정도 수준의 말을 하려면 아예 입을 다무는 것이 낫다. 괜히 시장에 기대 심리만 부추겨 오히려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걱정되기에 하는 말이다.

전월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의 한 보고서는 전셋값 상승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복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거 복지의 평가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전셋값과 금리 상승으로 소득 대비 가격 비율(PIR)이 1998년 4.2배에서 7.7배로 높아졌고, 내 집 마련 기간은 2003년 6.7년에서 9.4년으로 길어지는 등 주거와 관련된 비용이 늘었다.

연구원은 “주거 복지를 향상시키려면 전세 시장의 안정과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최저 주거 기준 미달 가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박 장관의 말보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내놓은 법안이 더 현실적이다. 박 의원은 전월세 계약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중고등학교가 3년씩인 점을 감안해 3년으로 연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도 전세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경비즈니스 제774호에서 제안한 바 있다. 전세 수요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세 문제는 신임 국토부 장차관의 정책 1순위

전세 기간 연장 논의는 2006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여러 차례 발의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여야가 함께 서명했다. 정부는 전세 물량 감소 및 전세금 상승 등의 부작용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월세 상한제보다 저항이 덜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 전세 기간이 연장되면 일시적으로 전셋값이 오를 것으로 우려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전세 시장을 크게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산세·양도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뒤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5년 이상 논쟁을 벌여 온 전세 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다.

마침 국토부 장관이 바뀐다.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권도엽 장관 내정자는 주택정책 전문가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줄 아는 인물이다. 국토부에서 주택 정책 라인을 맡고 있는 국토부 1차관에 한만희 행정도시건설청장이 임명됐다. 한 차관은 권 장관 내정자와 호흡이 척척 맞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집 없는 많은 서민들이 정치권과 정부의 현명한 해법을 기다리고 있다.

김문권 편집위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