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청담동 패밀리는 누구

강북의 성북동·평창동·한남동 등이 고립적이고 한적한 곳에 넓은 정원의 고급 주택촌이 형성돼 있다면, 청담동은 고급 빌라촌이 주를 이루며 화려하고 럭셔리한 소비문화와 공생한다.

청담동은 소비를 추구하는 고소득층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곳으로 일컬어진다. 전통적으로 연예인들이 이곳에 둥지를 많이 틀었고 최근 들어 젊은 재벌 2~3세, 개인 사업자들의 주거지 혹은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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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한강 변의 낡은 연립주택이 고급 빌라로 재건축되면서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엄밀히 청담동의 부촌이라고 말하면 청담중학교에서 영동대교 남단에 이르는 한강 변 지역을 뜻하며, 대형 아파트 외에 이국적인 풍광의 호화 주택과 고급 빌라가 들어선 지역이다. 대부분 330㎡(100평) 이상이며 가격은 40억~80억 원 규모다.

청담동이 유명 인사들의 거주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일단 그들의 품격에 맞는 고급 주거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담동이 가진 특유의 고소득층을 위한 문화가 그들의 편의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고급 주택 및 빌라 전문 컨설팅사 ‘럭셔리앤하우스’의 유성철 대표는 “청담동은 한강 조망권, 중심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올림픽대로 등 교통 편리성, 높은 수준의 교육 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초고소득층의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VVIP들은 빌라나 빌딩을 매매할 때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만의 문화의 가치에 맞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최고급 빌라들은 하나의 독립된 구조이거나 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 있다고 하더라도 각 호수에 따라 출입구가 별도로 되어 있어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유명 인사나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 고급 빌라는 상지리츠빌 카일룸, 마크힐스. SK아펠바움, 빌폴라리스, 로얄카운티, 동양파라곤 등이 대표적이다.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빌라에는 ‘연예인 집값 1위’로 주목받은 가수 조영남이 187평형에 살고 있다. 시가가 약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에는 최근 배우 최지우가 삼성동에서 이사 왔고 배우 한채영이 158평형(시가 50억 원)에 살고 있다.

2010년 준공한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는 영동대교 남단에 가까워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고 최고급 마감재와 함께 유명 디자이너들이 인테리어에 참가했다. 주방 가구도 밀레와 바이킹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꾸며져 있다. 공동 시설로 골프·피트니스센터·영화관·개인 창고를 이용할 수 있다.

청담동 마크힐스는 대상그룹 장녀 임세령이 펜트하우스층을 70억 원에 계약했다가 해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청담동 마크힐스는 엘리베이터가 가구당 1개씩 주어져 집으로 바로 연결돼 있어 이웃과 마주칠 일이 전혀 없고 가구별로 정원도 갖춰져 있다.

마크힐스는 리히터 규모 7.0에도 버틸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도 돼 있다. 대부분 423㎡(128평)로 방 5개, 욕실 3개로 구성돼 있고 주차를 4대까지 할 수 있다. 청담역 인근 유럽의 성처럼 지어진 동양파라곤에는 탤런트 공유와 차승원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들도 청담동 일대로 이전하고 있다. 재벌닷컴이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5년간 30대 그룹 총수 일가족 391명을 대상으로 주소 변경 내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담동은 성북동·한남동에 이어 세 번째로 재벌가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부상했다.

청담동에는 2005년에 비해 5명이 늘어난 46명의 재계 인사가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담동 거주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진 이들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원국 한진중공업 상무 등이 있다.

그리고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과 딸 장선윤 블리스 대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 재벌가 딸들이 최근 청담동의 고급 빌라나 아파트, 그리고 빌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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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인사, 앞 다퉈 청담동 빌딩 구매

청담동에는 거주뿐만 아니라 빌딩 소유로 잘 알려진 인사들이 많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청담동에 지하 2층~지상 6층의 약 200억 원을 호가하는 빌딩을 갖고 있다. 평소 입양과 해외 아동들을 위한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빌딩 전체를 어린이 교육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이 건물의 건너편에는 최란·이충희 부부가 소유한 85억 원대 건물(지하 1층~지상 4층)이 있다.

김승우·김남주 부부는 2009년 부부 공동 명의로 청담동에 80억 원 상당의 4층짜리 빌딩을 구입했다. 현재 1개층을 증축해 현재는 5층 빌딩 구조이며 시가도 20억 원이 오른 100억 원대다.

장동건의 아내 고소영은 청담동 지하 2층~지상 5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테티스(Tethys: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여신)’라는 이름의 이 빌딩은 2008년 한국건축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가는 100억 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장동건의 소속사 AM엔터테인먼트는 고소영의 건물 4, 5층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1층에는 커피숍, 2층에는 웨딩숍이 자리해 팬들은 물론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 명소로 꼽히고 있다. 월드스타 비는 2008년 청담동 상가지역에 대지 1024㎡(310평), 지하 1층, 지상 2층인 상가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매매가는 150억 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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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김희애는 지난 2006년 청담동에 있는 한 주차장을 샀고 현재 시세는 약 82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탤런트 이재룡·유호정 부부 역시 청담동 주택가 안쪽의 95억 원대의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재룡 부부는 730㎡ 대지의 주차장을 지난 2006년에 매입했으나 한동안 주차장으로만 방치하다가 최근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탤런트 이미연이 60억 원대 건물, 원로 배우 김지미가 153억 원대 건물, 개그맨 신동엽이 100억 원대 건물을 청담동에 갖고 있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청담동 건물주가 됐다. 지난 2009년 말 이 회장은 그의 명의로 청담동 명품 거리로 알려진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 청담동 78 일대 대지 484㎡인 지하 4층~지상 8층짜리 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640억 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장은 2009년 상반기에도 인근에 패션 매장용 빌딩(지하 1층~지상 4층)을 매입한 바 있다. 매입가가 250억 원 선으로 알려진 이 빌딩엔 현재 패션 브랜드 ‘토리버치’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토리버치의 한국 진출은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가 진두지휘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