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식 나이트 라이프

그 자체로 화려한 청담동의 밤은 어떤 모습일까.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화려한 불빛으로 번쩍거리는 유흥거리를 청담동에선 볼 수 없다. 티 나지 않게 조용히 그들만의 아지트에서 즐기는 게 바로 청담동 식이다.

나이트클럽 같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오픈된 공간보다 보안이 잘 유지되는 단란주점이나 가라오케 등이 더 발달한 것도 청담동 밤 문화의 특징이다. 특히 주된 고객층이 재벌가 사람들이나 연예인들처럼 알려진 사람들인 업소는 그야말로 보안이 곧 생명이다. 발레파킹은 기본, 빌딩 펜트하우스에 있는 업소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설치돼 있을 정도다.
그들만의 아지트서 즐긴다
멤버십 운영, 간판 없는 고급 술집 많아

멤버십으로 운영하며 ‘아무나’ 받지 않는 곳들도 많다. 더욱이 기본 술값이 500만 원 이상이라는 고급 업소들은 멤버십 제도가 기본이다. 단 멤버십에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멤버와 동행하면 출입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고급 술집들이 외견상 술집인지 아닌지 구분이 불가능하게 꾸며놓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간판이 없는 업소도 많고, 있더라도 당연히 화려하지 않고 이름만으로는 업종 추측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청담동 고급 술집의 단골손님이라는 김모 씨는 “요즘은 지하가 아닌 지상에 위치하는 곳도 많다”며 “대부분 뷰(view)가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고, 실내 인테리어와 가구 등이 굉장히 럭셔리하다”고 말했다.

20대 중심의 젊은 층에겐 아직 클럽이 대세다. 엘루이 호텔 지하에 있는 클럽 엘루이와 각종 브랜드의 론칭 파티 및 쇼 케이스 장소로도 유명한 클럽 앤써, 청담동 클럽 문화를 이끌어 온 클럽 라운지(구 클럽 써클)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클럽이 발달한 홍대 등과 다른 점은 일단 규모가 크다는 점. 지하 1, 2층으로 된 클럽 엘루이는 그 규모가 3305㎡(1000여 평)에 이른다. 클럽 안에서의 풍경도 지극히 ‘청담동스럽다’. 청담동 클럽에 종종 간다는 윤모 씨는 “청담동 클럽에는 영어로 대화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많고 외국인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재즈클럽도 발달해 있다. 청담동 재즈클럽의 원조 격인 원스 인 어 블루문을 비롯해 최근 대세로 떠오른 소울 투 갓,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더욱 유명세를 탄 드림스퀘어(구 트라이베카) 등이 ‘핫’하다.

한창 무섭게 번지던 대형 포장마차도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학동사거리에 있는 ‘하자’는 청담동 포장마차의 원조. 럭셔리 포차의 시초인 하루에 포장마차와 낮에는 자동차 정비소로 쓰이며 각종 파티, 론칭 행사 등의 장소로도 활용되는 도산대로 변 주주 포장마차 등이 대표적인 청담동 포장마차다. 이들 포장마차에서는 모자를 눌러쓴 연예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노래방도 ‘청담동 식’이면 남다르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호화 노래방들이 그렇다. 럭셔리한데다 연예인들의 모임 장소로도 알려진 심포니 노래방이나 ‘범 청담권’에 속하는 압구정 에브리씽 노래방 등이 유명하다. 에브리씽 노래방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로, 지하에서 지상 4층의 초대형 규모를 자랑하며 SM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