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食)의 전쟁, 1차산업이 미래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삼성증권 전종규·박혜연 애널리스트가 펴낸 ‘식의 전쟁, 1차산업이 미래다’를 선정했다. ‘잉여의 시대에서 부족의 시대’로 식량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종규·박혜연 애널리스트는 1차산업이 ‘잊힌 과거의 산업’에서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한다.농산물 시장의 위상이 바뀌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농산물은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었다. 유럽의 농업 생산성 회복과 종자 개량, 비료 산업이 이끄는 녹색 혁명에 성공하면서 농산물 ‘과잉 시대’가 성립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잉여의 시대’는 ‘불균형의 시대’로 바뀌었다. 불과 10여 년 만의 변화다. 이유는 ▲세계 인구 증가 ▲친디아의 부상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 ▲대체에너지와의 결합 때문이다.
더욱이 대규모 관개농업에 의한 지하수위의 급속한 저하, 토양 침식, 사막화라는 현상은 지구적인 문제로 확산 중이다. 농산물의 유한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농산물 밸류 체인에 대한 재평가로 연결되고 있다.
농산물과 함께 식산업의 삼각 축을 이루고 있는 축산 및 수산물 시장은 성장형 시장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축수산물의 역할은 농산물의 보완재나 대체재로 인식됐다.
하지만 주식(主食)용 작물인 쌀과 밀은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1인당 소비량이 감소하는 반면 축수산물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외식 환경이 개선되면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외 축수산물 시장의 트렌드는 세 가지다. 첫째, 식량 산업 중 가장 빠른 성장세에 있다는 것. 농축수산물의 대표 격인 쇠고기·돼지고기·생선류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 30년 동안 각각 연평균 소비량이 9.5%, 4.1%, 10.2%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둘째, 축수산물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세계 소비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2010년 말 돼지고기 49.6%, 수산물 29.3%, 가금류(닭·오리) 17.3%, 쇠고기 9.9%에 달한다.
중국의 소득 증가는 주식용 농산물을 대체하는 축수산물의 수요 증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제 육류 및 수산물 가격 흐름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축산물 소비 증가는 사료 수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농산물 가격 상승의 인플레이션 도미노 구조로 이어진다.
셋째, 산업구조 재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외 농축수산물의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농우바이오·CJ제일제당 ‘강추’
삼성증권은 이런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가는 기업에 주목한다. 특히 바이오 사료, 축수산 가공, 식자재 유통 기업에 주목한다. 글로벌 기업의 무차별 공세 속에서도 종자 산업과 바이오 사료 부문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래의 시장 확장성이 확실하고 그 시장에서 경쟁력을 구축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종자 업체인 농우바이오, 라이신과 핵산의 글로벌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CJ제일제당의 사업 성과가 중요하다.
정리=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