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직원들과 가까이 있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부드러운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2074시간으로, 독일 1309시간, 일본 1733시간과 비교해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길다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처럼 회사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것이 비자발적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국가와 비교해 오랜 근무시간에도 불구하고 ‘성과 높은 일터’가 그리 많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시 근로자 수 100인 이상 기업 중 성과가 높은 일터 비율은 10% 미만으로 유럽 28개국의 63.9%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을 어떻게 ‘일하고 싶은 일터’로 개선할 수 있을까. 타워스 왓슨이 2010년 한국을 포함한 22개 국가에서 조사한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기업의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기업 내 인재 개발을 양성하고, 직원 복지에 관심을 갖는 리더를 원하고 있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40%의 직원들이 그들과 소통하고, 39%는 신뢰할 수 있는 리더를 원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 직장인들은 전통적인 일방적 권위주의형 리더보다 직원들과 가까이 있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유형의 ‘부드러운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즉, 팀워크를 중요시하면서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직장 내외에서 어울리는 친근한 경영자가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근로 환경의 특성상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힘들다면 기존의 딱딱한 사내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직원들과 함께 회사 생활을 즐기고 모두가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신바람 경영’을 도입해 보자.

이미 직원들과 함께 허물없이 현장 경영을 나가는 CEO, 직원들과 사내 밴드 활동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는 CEO,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막걸리 한 잔을 같이 기울이는 외국인 CEO 등 이색 경영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있고 그 반응 또한 매우 좋다고 한다.

또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가 보편화됨에 따라 이를 잘 활용하면 직원과 경영자의 거리를 더욱더 좁힐 수 있다. 이미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했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직원 및 고객들과 일대일로 교류하며 ‘CEO 트위터=소통경영’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모든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공통된 지향점을 공유하고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업무 몰입도 와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경영자로서 늘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몇몇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이색 경영은 직원들로 하여금 ‘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들어 높아진 업무 몰입도나 기업 충성도로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CEO들이여,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춰 그들이 원하는 바에 귀 기울이며 ‘신바람 경영’을 통해 솔선수범, 직원들과 함께 참여해 보자.
[CEO 에세이] 신바람 경영의 효과
박광서 타워스왓슨 한국 사장

호주 모나시대 경영학 리서치 석·박사 수료. 1996년 타워스페린 입사. 96년 타워스페린 한국 사장. 2003년 이화여대 경영대 겸임교수(현). 2010년 타워스왓슨 한국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