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바이린

한 입 베어 물면 노릇노릇한 것이 파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서져 들어온다. 이어서 고소한 냄새를 풀풀거리며 부드러운 육즙이 입 안을 휘감는다. 눈·귀·코·혀끝을 툭툭 건드리는 이것은 바로 로스카츠를 한 입 베어 물 때의 첫 느낌이다. 긴자 바이린에서다.

긴자 바이린은 1927년 일본의 중심지 긴자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돈가스 전문점의 한국점이다. 창업자 시부야 노부카츠가 시작해 3대에 걸쳐 맛과 전통을 확립했다.
[맛집] 맛과 전통의 프리미엄 돈가스
긴자 바이린의 돈가스는 정통 일본식 돈가스 방식을 따르며 본점의 가스돈 소스로 그 정상의 맛을 지키고 있다. 로스카츠는 제주도 흑돼지 등삼겹을 4일 숙성한 후 두툼하게 잘라 긴자 바이린의 가스믹스와 빵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겨낸다.

고기가 두꺼우면 속이 덜 익을 수 있고, 속이 잘 익도록 튀기려면 빵가루가 타버리기 쉬운 것이 돈가스다. 그러나 165도 기름에 튀겨 바삭바삭하고 육즙을 머금은 부드러운 고기 결에서 그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포화지방산이 식용유 중 가장 낮고, 트랜스 지방이 없는 카놀라유를 사용한다. 비계를 떼어낸 돈가스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는 비계째 튀긴 것이 기름지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맛이 새로워서 좋다.

쇠고기도 지방이 하얀 눈꽃 같은 꽃등심이 입 안에서 살살 녹듯이 비계가 섞인 등삽겹도 그렇다. 그러나 로스카츠가 기름져서 싫다면 히레가스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히레가스는 돼지고기 안심을 도톰하게 썰어 만든 돈가스다. 흑돼지 특유의 촉촉한 육즙에 육질은 쫄깃쫄깃하다.

풍부한 육즙과 지방이 살살 녹는 맛을 원한다면 삼겹 멘츠가스가 딱 좋다. 삼겹 살코기 70%와 지방 30%를 섞어 간 멘츠에 계란·양파·빵가루를 넣고 치대어 카놀라유에 튀겨낸 돈가스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에비 프라이드의 탱글탱글한 속살은 또 얼마나 달큼하고 고소한지, 타르타르 소스와의 조화도 일품이다. 에비 프라이드와 삼겹멘츠가스, 히레가스 주문에 갈등이 생긴다면 바이린 정식을 주문하면 된다.

덮밥으로는 9년간 일본 전 지역 돈가스 덮밥 랭킹 1위의 명성을 자랑하는 가스돈이 있다. 6년 연속(2004~2010) 고품질 브랜드로 선정된 철새 도래지 쌀로 지은 밥 위에 덮밥 소스로 적셔진 돈가스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다.

곁들여 나오는 미소시루는 가쓰오부시 다시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적미소와 백미소로 끓여 그 맛이 맑고 순하다. 곱게 채 썬 양배추 샐러드에 뿌린 유자 소스나 돈가스 소스, 돈가스 소스에 겨자를 섞은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돈가스, 바로 긴자 바이린에 있다.
[맛집] 맛과 전통의 프리미엄 돈가스
영업시간 : 12:00~15:00, 18:00~22:00
메뉴 : 특 로스가스 정식 2만2000~2만4000원, 로스가스 정식 1만5000원, 바이린 정식 2만2000원, 가스돈 1만2000원 위치:서울 종로구 사간동 93
문의 : (02)734-9765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