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
환경보호에 대한 일념으로 에어컨 개발에 매진해 전 세계 연료식 생산량 1위에 오른 위앤다그룹, 태양에너지 개척으로 세계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로 성장한 선텍파워, 신흥시장을 개척하며 금융 위기 속에서 오히려 성장의 기치를 높인 세계 최대의 액세서리 기업 신광그룹, 복제품 회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기술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세계 최대 조정용 보트 회사가 된 페이잉.이 책에 등장하는 중국 기업들이다. 1970년대 후반 개혁 개방을 선언하며 경제개발에 나선 중국은 43년간 계속된 일본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2020년쯤에는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제 제조업 점유율과 정보통신 기술 상품 수출 등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생필품에서 최첨단 미래 산업까지 전 세계를 장악해 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신형 엔진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관련 뉴스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성장률 등 중국 경제의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중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개별 기업들, 그리고 그 기업의 리더인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철학이나 성공 노하우 등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
‘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는 바로 이 점을 시원스레 긁어주는 책이다. KOTRA의 중국 기업 전문가들이 수공예 빗 전문점에서 반도체 기업에 이르기까지 13억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기업 30곳을 엄선해 생생한 밀착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CEO들의 성공 스토리와 경영 철학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에 대한 자극적인 이야기에만 집착하고 ‘짝퉁 천국’이라는 말로 중국을 비하하며 그들의 본모습을 외면해 왔다. 세계가 두려워하는 중국을 우리보다 못한 ‘만만한 나라’로 보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외면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이미 ‘슈퍼파워’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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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의 독서 노트
빌 브라이슨의 또 다른 지적 탐구에 동참해 보자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이라는 이름을 보고, 웃음이 나온다면 그 사람은 ‘나를 부르는 숲’이나 ‘발칙한 유럽산책’을 읽었다는 증거다. 두 책에서 빌 브라이슨은 ‘유머러스는 이런 것이다’에 대한 정의를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를 지구상에서 가장 웃기는 여행기 작가라고 부른다. 위의 두 책에는 ‘공공장소에서는 읽지 마세요’라고 독자 사용 설명서를 적어 놓았어야 했다. 왜냐하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웃기는 책만 쓴 작가는 아니다. 2003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과학책이다. 과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그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의문(지구 중심에는 무엇이 있는지, 우주는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등)을 풀기 위해 3년간 책을 읽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한 결과가 바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였다. 요컨대 빌 브라이슨은 유머러스한 여행기 작가이자 아주 지적인 과학 저술가다.
그런 그가 최근 또 한 권의 책을 냈다.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까치. 2011)’다. 이 책 역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지적인 책이다. 다만 다루고 있는 분야가 다르다.
빌 브라이슨은 영국 노퍽 주의 오래된 목사관으로 이사를 간다. 그 집은 1851년에 지어진 건물이었다. 그는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과연 각 방이나 화장실·부엌·계단·식당 등이 어째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못 말리는 호기심이 또 한 번 발동한 것이다. 그 결과 그가 알아낸 사실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상적인 물건이나 장소에도 엄청난 역사적 사실이 숨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지식을 전해주기에 내용이 딱딱하다고 생각하면 편견이다. 작가 특유의 유머나 위트가 항상 번득인다. “여러분의 집은 생명으로 충만해 있다. 그곳이야말로 이리저리 기어 다니고 기어오르는 것들로 이뤄진 진정한 우림이나 마찬가지다.
작은 생물들의 군대가 여러분의 집 카펫 섬유로 이뤄진 무한한 정글을 순찰하고 공중으로 떠다니는 먼지 티끌 사이를 패러글라이딩하고 밤마다 침대보를 가로질러 기어와서 저 크고, 맛있고,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잠든 살덩어리의 산(바로 여러분을 말한다)을 맛보는 것이다.”(p.300)
빌 브라이슨은 나라의 건국이나 멸망과 같이 거창한 과거의 일들만이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주위의 소소한 일상 가운데에서도 수많은 역사적 사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독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있다.
이동환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
최용식 지음┃664쪽┃알키┃2만2000원
저자인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은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책 멘토로, 참여정부 시절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주류 경제학자와 다른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며 주목받는 그의 주장이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는 경제 현상이 단순 현상이 아니라 합성 현상으로 이해하며 다원론적 이론 구조를 통해 경제의 변곡점을 짚어내는 ‘미래 경제학’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한다.
리더십 코드
데이브 얼리치 외 지음┃김영기 옮김┃248쪽┃나남┃1만4000원
세계 최고의 리더십 육성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RBL그룹의 공동 창업자 데이브 얼리치와 놈 스몰우드 등이 쓴 리더십에 관한 명저 ‘리더십 코드(부제:다섯 가지 원칙 따라하기)’의 한국어판이다.
특히 LG전자 김영기 부사장이 직접 번역했다는 사실이 원작의 신뢰도를 높인다.
이 책에서 말하는 리더십 코드는 ‘미래를 디자인하라’, ‘일이 되게 만들어라’,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라’, ‘다음 세대 인재를 육성하라’, ‘개인 역량을 높여라’ 등이다.
백만불짜리 설득
크리스 세인트 힐레어 외 지음┃황혜숙 옮김┃288쪽┃비즈니스북스┃1만3000원
이 책의 저자는 15년 이상을 메시지 컨설턴트로 일해 온 사람이다.
메시지 컨설턴트는 기업가·법률가·정치가들이 그들의 고객과 배심원·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인지 컨설팅해 주는 사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 등의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최고의 설득 기법을 쉽고 명료하게 27가지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조지 이스트먼
칼 액커먼 지음┃김성민 옮김┃464쪽┃눈빛┃2만 원
사진을 빼놓고는 현대 문화를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코닥의 창업자 조지 이스트먼은 사진 산업의 획기적 전환점을 만든 사업가이자 발명가다.
그는 ‘저가 대량생산’, ‘국제 유통’, ‘광범위한 광고’, ‘고객 중심’이라는 다국적기업의 사업 모델을 정립했으며 일찍이 1900년대 초반 종업원 지주제, 연금 및 복지정책, 제안 제도 등을 실시한 인물이다.
원래 1930년대 발행됐지만 국내에 첫 소개된 이 책은 80년이 지난 지금에도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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