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점포 탐구-Food2900 경복점

창업 시장으로 밀려나온 예비 창업자들은 많은데,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신규 점포 출점이 너무 어렵다”며 울상이다. 창업 시장이 포화 상태이고 자영업자 간 소득 격차가 점점 커진다는 사실이 또 기사화됐다.

창업자들은 “어떻게든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진 셈이다. 어쨌든 새로운 아이템, 소비자들이 집중할 수 있는 아이템 찾기에 혈안이 되다 보니 기존의 일반적인 업종들을 간과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업종이든 도입과 성숙기의 사이클이 있는데 신규 아이템은 이 사이클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그려질지, 짧게 혜성처럼 빛나다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창업 전문가들은 오히려 “시장이 어려울 때 스테디셀러를 잊지 말라”고 권한다. 대박 수익보다 안정성에 더 중점을 두고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업종은 오히려 주변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색다른 것 없어 친절만 더 얹을 뿐

[창업] 24시간 분식집이 대박 점포 된 비결
주상복합 상가 1층의 24시간 분식집 Food2900 경복점은 크지 않은 가게지만 매출이 자그마치 월 4500만~5000만 원가량이다. 지역의 고객들은 어렴풋이 “원래부터 있었던 가게인데 주인 바뀌고는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이 점포는 월매출 2500만 원 정도로 일반적인 수준의 점포였다. 30대 후반의 지금의 주인 부부가 인수한 후, 4500만~5000만 원으로 자그마치 2배가량 뛰어 지금의 대박 점포가 됐다.

주방 인원 3명과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사장 내외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가져가는 월 순수익은 매출의 약 30% 정도다.

부부는 분식집을 인수하기 전 서울에서 손꼽히는 큰 상권인 건대 상권에서 고깃집을 운영했었다. 두 사람의 성실함으로 수익은 나쁘지 않았지만 술장사라는 것이 마음에 늘 걸린 것이 전업의 이유였다.

매일 젊은 뜨내기손님들이 흥청거리며 휩쓸고 지나가는 대형 상권의 고깃집을 내놓고 택한 것이 지금의 분식집이다. 점포는 하다못해 오피스 상권의 식당가도 아니고 그저 주상복합 상가의 1층에 자리 잡았다.

학동역과 선릉역 중간쯤으로 유동인구보다 단골손님이 주가 되는 이곳에서 동일한 점포, 동일한 업종으로 매출을 끌어올렸으니 대단한 변신이 있었을 듯하지만 인수할 때 꼭 필요했던 부분의 리뉴얼 외에 간판도 인테리어도 예전 그대로다.

가게 인수 과정을 도왔던 창업 컨설턴트는 “메뉴도, 인테리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점포 상태에서 매출이 두 배로 뛰었기 때문에 그럴 듯한 성공 이유를 댈 수 없습니다”며 “장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면 어떤 창업자가 믿을까요”라고 말한다. 마케팅과 분위기가 지갑을 여는 세상이라지만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친절한 태도와 한결 같은 운영이 대박 점포의 비결이다.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소장 jy.lee2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