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앤 차일드

[영화] ‘핏줄’에 대한 진지한 성찰
능력있는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는 엘리자베스(나오미 왓츠 분)는 차가울 정도로 독립적이다.

“여자들은 절 적으로 간주해요. 전 자매애 같은 건 믿지 않거든요.” 그녀는 태어나자마 입양되었고, 양부모에게서도 버림받다시피했다.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은 열네 살 때 스스로 지었고, 열일곱 살 때 불법으로 불임 수술을 받았으며 그 후 계속 혼자 살았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임신하면서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열네 살 때 딸을 낳자마자 입양 보냈던 엄마 캐런(아네트 베닝 분)은 37년 동안 매일 딸에 대한 미안함으로 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보냈다. 유일한 혈육이었던 노모가 죽은 뒤 그녀는 비로소 딸을 찾을 용기를 낸다.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전작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나인 라이브즈’를 통해 꾸준히 여성들의 내밀한 고통과 상실감을 묘사해 왔다.

이 영화에서 남성들은 대개 뒷배경이거나 여성들에게 혼돈과 고통을 가져오는 나쁜 존재에 그쳤다. ‘마더 앤 차일드’에서는 아예 모성이라는 테마를 전면적으로 내세운다. 생각해 보면 세상 모든 여성은 누군가의 딸이거나 누군가의 엄마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마더 앤 차일드’의 남성들은, 예전보다 조금 더 관대하고 공정한 시선 하에 그려진다.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상실감과 견딜 수 없는 고독에 이끌린다. 감독은 그 상실감을 극대화해 전달하기 위해 모성과 출산이라는 생물학적인 근거를 강조했을 뿐이다.

영화 속 대사 “사람 안에 있는 사람”은 비단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만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만일 우리가 만나게 되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어요”라는 엘리자베스의 주문은 그녀만의 소망이 아니다.

‘엄마와 아이’라는 제목만큼이나 언뜻 진부하기 짝이 없는 소재로 출발하지만, 신파적인 감정 폭발이나 온몸으로 토하는 절규는 없다.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모성을 신화화하는 대신 그리운 대상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놀라울 만큼 강인해질 수 있는 어느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신파가 없는 대신 좀 더 성찰적인 드라마가 기다린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


토르:천둥의 신
[영화] ‘핏줄’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강력한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드 분)는 신들 간의 전쟁을 일으킨 죄로 신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지구로 추방당한다.

하루아침에 평범한 인간이 된 토르는 지구에서 처음 마주친 과학자 제인(나탈리 포트만 분)과 함께 인간 세계에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그 사이 신의 세계는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로키의 야욕으로 혼란에 빠진다.


시선 너머
[영화] ‘핏줄’에 대한 진지한 성찰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부터 꾸준히 인권에 관한 장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시선’ 시리즈를 제작해 왔다.

다섯 번째를 맞이한 ‘시선 너머’에는 다섯 명의 감독들이 참여해 중학교 내의 탈북자 문제, 성폭력 문제에 맞닥뜨린 몽골 여성과 한국 여성의 우정, 직장 내 상사의 성폭력, 필리핀 이주 노동자와 한국 노동자의 연대, 병원과 개인 사이의 갈등을 그린다.


적과의 동침
[영화] ‘핏줄’에 대한 진지한 성찰
6·25전쟁이 막 시작됐지만, 라디오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석정리는 평화롭기만 하다. 동네 사람들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구장(변희봉 분)의 손녀딸 설희(정려원 분)의 혼사 준비다.

하지만 유학파 엘리트 장교 정웅(김주혁 분)이 이끄는 인민군 부대가 마을에 등장하며 큰 혼란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