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코란도C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쌍용자동차가 지난 3월 코란도C의 초기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2007년 이후 3년여 만에 월간 판매 1만 대(내수·수출 합계)를 돌파했다. 그중 코란도C는 내수 2073대, 수출 1693대로 총 3766대가 팔리면서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었다.내수에서 동급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기아차 스포티지R 4621대, 투싼ix 3396대에 이어 3위다. 르노삼성의 QM5는 617대에 그쳤다. 쌍용자동차로서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다만 출시 첫 달인 만큼 신차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다.
신차 효과 지속될까 ‘주목’
코란도C의 선전은 쌍용자동차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강렬한 인상은 아니지만 무난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에 연비와 실용성에 중점을 둔 엔진 성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는 뜻이다.
포니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코란도C는 쌍용차 로고를 떼고 국내 그 어느 메이커의 로고를 붙여도 제법 어울릴 정도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앞으로 돌출된 라디에이터와 벌집 모양의 그릴은 재규어·벤틀리 등 유럽형 고급 세단을 연상시킨다. SUV답게 범퍼와 휠하우징에 플라스틱 재질이 쓰인 투톤 형태도 촌스럽지 않다.
특히 SUV에서 처리가 어려운 부분으로 꼽히는 앞 범퍼, 안개등, 플라스틱 부분의 마무리가 조화롭다. 번호판 바로 위의 크롬 바 역시 잘 어울린다. 전폭이 1830mm로 현대차 쏘나타와 동일하지만 코란도C는 전체적으로 귀여운 인상 때문에 커 보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조작 편의성 위주로 마무리가 잘돼 있다. 계기판도 카리스마 있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만 간결하게 꾸며져 있다. 실내 또한 덩치가 큰 남성이 앞뒤 어디에 앉더라도 넉넉하다.
시승차는 가장 상위급 모델이므로 스마트키, 버튼 시동이 적용됐다.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 특유의 거친 음이 들린다. 과거처럼 뼈의 진동으로 전달되는 기분 나쁜 저음은 없다. 카랑카랑한 고음뿐이다. 소음 수준은 경쟁 차종과 비슷했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소리가 매끄럽지는 않다. 소리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속페달은 밟자마자 가속되는 즉답식은 아니다. 여유를 두고 천천히 가속해야 한다. 디젤엔진의 특성상 중속(60km/h) 이상의 정속주행에서는 엔진음이 조용해지기 시작한다.
성미 급한 운전자들의 레이싱을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패밀리형 차에 상품성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연비도 현대·기아차의 경쟁 차종에 근접한다. 상시적인 고유가 시대의 도래로 고연비·친환경이 자동차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미리 내다본 결과다. 가격은 최저가 모델(수동변속기)이 1995만 원, 4WD 자동변속기 최고급형이 2735만 원으로 경쟁 차에 비해 크게 싼 편은 아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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