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화장품 선택법

방사능 공포에 요즘은 먹을 것에도, 비를 맞는 것에도 전에 없이 신경이 더 곤두선다. 이럴 때 가장 당기는 단어는 아무래도 안전한 먹을거리다. 그 안전한 먹을거리의 중심에는 바로 유기농, ‘오르가닉’이 있다.

최근 필자는 동네 마트에 갔다가 오르가닉 먹을거리 섹션이 따로 있는 것을 보고 이것을 피부로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공해 음식을 통한 참살이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가닉’ 또는 ‘유기농’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흔히 말하는 ‘무농약’이라는 개념으로만 대답하는 것은 아마도 50점짜리가 아닐까 싶다. ‘무농약+비화학 계열 비료’라고 답해야만 비로소 100점 답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고수들의 200점짜리 답은 유기농이 꼭 먹을거리의 완전무결한 안전 보증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몸에 조금이라도 나쁜 성분이 들어가면 일단 피하고 보는 ‘유기농 마니아’가 되어 버렸다.

식습관의 변화는 이따금 채식주의 또는 생식에 도전해 볼까 하는 의지를 불태우며 ‘마크로비오틱’ 같은 신종 채식 문화를 기웃거리게 되지만,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이 시대의 ‘식도락가’의 행복을 포기하지 못한 내게 그나마 유기농은 정신적·물리적 안식처다.

먹는 것에만 유기농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뷰티계의 최대 이슈 또한 바로 이 유기농이다. 뽀송뽀송했던 어린 시절의 피부 미남은 온데간데없고 지금 거울 안에는 면도기 자국이 지나간 거칠고 울긋불긋한 피부를 고민하며 ‘아, 옛날이여!’를 외치고 있는 한 남자가 바로 당신이라면 하루하루 상처받는 내 소중한 피부를 위해서라도 방부제가 잔뜩 든 독약 같은 제품과 보약 같은 제품을 구별해 내는 변별력이 필요하다.

조금은 복잡하고 외우기 어렵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몇 가지 성분을 알아야만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이 무심히 사용하고 있는 몇몇 화장품 중에는 우리가 지금 그리도 호들갑을 떨며 걱정하고 있는 방사능보다 훨씬 더 우리 몸에 해로운 것들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파라벤·합성계면활성제 피해야
[패션 & 뷰티] 피부에도 오르가닉 열풍…성분 확인 필수
먼저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브랜드만 보지 말고 제품 겉면에 표기돼 있는 표시 성분부터 자세히 보는 습관을 들이자. 무엇보다 방부제 표기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방부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발암 가능성이 높고 환경호르몬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석유에서 추출한 발암성 화학 합성 방부제일 때에 그러하다. 흔히 ‘파라벤’이라고 불리는 ‘파라옥시안 식향산에스텔’은 화장수·크림·선케어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성분은 합법적으로 4%까지만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돼 있는데 그 기준치에 상관없이 필자는 그러한 성분이 든 화장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방부제에 대한 경각심을 조금 일깨웠다면 지우는 것을 돕는 성분인 ‘계면활성제’도 앞으로는 기억해야 할 단어다. 합성 또는 천연으로 나누어지는 이 ‘계면활성제’라는 성분은 특히 거품이 많이 나는 특성과 세정 능력으로 샴푸·클렌저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합성계면활성제가 포함돼 있는 샴푸는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잔여물이 두피에 악영향을 줘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클렌저도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성분명 끝이 ‘--베타민’ 또는 ‘--라우레스’가 들어간 제품은 아예 쇼핑할 때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편이 합성계면활성제를 피해갈 수 있는 한 가지 요령이다.

인간의 피부는 스스로 자연 재생력이 있는 만큼 올봄에는 농약, 화학비료나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3무 원칙 유기농 제품을 먹고 바르며 자극적 음식, 스트레스, 흡연을 줄이는 3저자극 원칙을 지키는 오르가닉 라이프를 시작해 오르가닉 맨으로 거듭나길 당부한다.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 h@offic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