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리스크’에 대처하는 법

예전에 장수(長壽)는 인간의 열망이자 축복이었다. 진시황은 불멸의 삶을 누리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다녔다. 인간의 꿈인 100세 시대가 드디어 열리고 있다. 인류는 처음으로 장수의 삶을 살게 되는 역사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장수는 삶에 또 다른 리스크를 동반한다. 바로 ‘장수 리스크’다. 우리가 직면한 장수 리스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YONHAP PHOTO-1398> "명절 피로 풀어봅시다"

    (수원=연합뉴스) 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버드내노인복지관에서 긴 설 연휴를 보낸 어머니들이 서로 안마를 해주며 명절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2011.2.7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2011-02-07 15:49:28/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명절 피로 풀어봅시다" (수원=연합뉴스) 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버드내노인복지관에서 긴 설 연휴를 보낸 어머니들이 서로 안마를 해주며 명절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2011.2.7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2011-02-07 15:49:28/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유병장수(有病長壽)’다. 건강이 제일의 재산이라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년퇴직 후에도 생활비가 크게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의료비의 증가’ 때문이다. 의료비가 생활비의 일부로 포함되는 것이다.

유병장수 리스크를 경제적 차원에서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보험 상품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사망 보험금이 아닌 치료를 목적으로 한 보장성보험이 많이 출시된다는 점이다.

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보험과 암보험 등 질병에 초점을 맞춘 보장성보험에 충분히 가입해 놓아야 한다. 은퇴를 준비하면서 어찌 보면 연금보험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질병 치료 목적용 보장성보험을 충분히 들어 놓는 것이다. 가입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보험회사들은 노인성 질환이 많아지면 보험료를 올리거나 보험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한다. 한국 사회는 계속해서 노인 인구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보장성보험의 보장 내용과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행복한 노년을 위한 자산 확보 필수

두 번째 리스크는 ‘무업장수(無業長壽)’다. 정년퇴직 후 부부 싸움의 원인은 돈이나 자녀 문제가 아니다. 남편의 점심을 챙겨야 하는 아내의 스트레스, 매일 집에서 TV만 보는 남편, 외출한 아내에게 ‘언제 오느냐’는 전화를 자주 하는 남편 등이 부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모두 집안에 있는 남편들 때문에 생겨나는 갈등이다. 실제로 평안한 노후 생활을 하는 가정의 두 가지 특징은 많은 돈이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나오는 수입이 있고 남편이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경우다.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이상건의 재테크 레슨] ‘투자의 틀 바꿔라’…현금 중시해야
세 번째 리스크는 ‘무전장수(無錢長壽)’다. 돈 없는 노인은 불행하다. 젊어서 일할 때는 그것이 급여 형태든 사업 소득이든 매월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 따라서 투자할 때도 현금 흐름보다 자산 가격의 상승에 초점을 맞춰 운용하는 게 일반화된다.

생활비는 매월 본인의 힘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돈을 바탕으로 자산의 크기를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스톡(stock)’ 중심의 자산운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현금 흐름의 단절 현상이 발생한다. 노후에도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적은 급여라도 계속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을 확보해 놓는 것이다. 현금 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연금과 임대 수익이다. 연금은 노후 생활의 가장 확실한 안전판이다.

정년퇴직 시점까지 돈을 모아 놓고 그 후에는 현금 흐름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운용할 때 스톡 중심의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고령화가 진척될수록 현금 흐름 중심의 자산운용으로 투자의 틀을 바꿔 나가야 한다.

현재의 눈으로 미래를 예단해선 안 된다. 인류가 이토록 오랫동안 삶을 유지한 역사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인구 고령화는 장수의 축복 뒤에 어두운 그늘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이다. 이 그늘에서 벗어나는 길은 보험 상품으로 건강 리스크를 관리하고 오래 일하면서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상무 sg.lee@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