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곡물 시장

최근 기상이변으로 곡물 작황이 부진한데다 일본 방사성물질 오염 우려로 곡물 가격이 자극받고 있다. 올해도 작황 부진을 이유로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 조치를 연장할 의사를 보여 국제시장에서 곡물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곡물 재고율이 2009∼2010년 22.2%에서 2010∼2011년 19%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 16일 부셸(27.2kg)당 6.62달러에 거래된 밀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3월 25일 7.3325달러까지 올랐다. 대두는 같은 기간 중 부셸당 12.70달러에서 13.582달러로 올랐고 옥수수 5월 선물 가격은 열흘 동안 7.9% 상승한 부셸당 6.895달러에 거래됐다.
<YONHAP PHOTO-1076> A grain combine harvester loads a truck in an agrarian field owned by the "Solgonskoye" joint-stock company, near the village of Solgon, 308 km (191 miles) southwest of Russian Siberian city of Krasnoyarsk, August 7, 2010. Russia plans to discuss after October 1 a possible extension or a scrappage of the grain export ban which will go in place from August 15 until the end of the year, a government source told Reuters on Friday.  REUTERS/Ilya Naymushin  (RUSSIA - Tags: ENVIRONMENT BUSINESS POLITICS AGRICULTURE)/2010-08-07 23:57:38/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 grain combine harvester loads a truck in an agrarian field owned by the "Solgonskoye" joint-stock company, near the village of Solgon, 308 km (191 miles) southwest of Russian Siberian city of Krasnoyarsk, August 7, 2010. Russia plans to discuss after October 1 a possible extension or a scrappage of the grain export ban which will go in place from August 15 until the end of the year, a government source told Reuters on Friday. REUTERS/Ilya Naymushin (RUSSIA - Tags: ENVIRONMENT BUSINESS POLITICS AGRICULTURE)/2010-08-07 23:57:38/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곡물 의존도 70%…식량 안보 위협

삼성경제연구소는 주요 농축산물 자급률과 해외에서의 조달 역량이 주요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해외 식량기지 건설 등 안정적 해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1990년 70.5%, 2000년 55.6%, 2009년 51.4%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곡물자급률은 2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밀·콩 등 주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 안보 측면에서 위협받고 있다.

러시아는 기후 및 토양 조건이 농업에 불리하고 농지가 전 국토의 13%에 불과하지만 전체 농경지는 1억3303만 헥타르(ha)로 한국(171만 ha)의 78배에 달한다. 현재 농업이 러시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4.7%이며 전체 근로자의 1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곡물(특히 밀)·감자 생산량은 세계 최대이며 옥수수·사탕무·해바라기·포도 생산은 세계 5위권이다. 곡물은 세계 3위의 수출 대국이다.

1990년대 초반 구소련 해체로 러시아의 농업 구조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농업 생산 형태는 크게 대형 농장, 농업 지주회사, 소형 농장, 사유(가족) 농장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약 2만4000여 곳의 대형 농장의 평균 재배 면적은 600ha, 150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다. 농장의 법적 형태는 농업협동조합·유한회사·합자회사 등이다.

농업 지주회사는 평균 재배 면적이 5만 ha 이상으로 전체 농지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농장 운영, 관리 방식의 통합, 기술 영농 지향 등으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형 농장은 평균 재배 면적이 260ha로 평균 60여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3만여 곳이 있으며 전체 농지의 4%다. 사유(가족) 농장은 일반적인 농장 형태로 1550만여 곳이 있으며 평균 재배 면적은 약 2ha, 전체 농지의 16%를 차지한다.

러시아 농업은 유통 시스템을 포함해 인프라가 부족하고 일부 농업 지주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장들의 시설이 낙후돼 농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곡물 가격 급등으로 농업 분야의 사업 수익성이 높아지자 농업 기업들의 대형화, 인수·합병(M&A) 및 수직계열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러시아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외국 투자가들도 러시아 농업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70%에 달하는 곡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곡물 조달을 위한 대형 유통망을 만드는 한편 민간 컨소시엄 구성 및 곡물 조달 전진 기지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기업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포함하여 해외 영농 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해외 농장 개척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한 형편이다. 주요 곡물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 농업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민 법무법인 지평지성 러시아 변호사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MGIMO) 국제법학부 졸업. MGIMO 대학원 국제법학부 법학석사, 국제법 박사(국제환경법). 러시아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지성 러시아 변호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