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 주식 톱10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월 19일 이후 10일 이상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하순부터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 증시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인 이유는 한국이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국내 주식 종목은 대형 우량주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실적 개선, 안정적인 재무구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위주로 투자한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크게 금융주와 정보기술(IT)·통신 관련주라고 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보유 주식 상위 10종목 중 절반인 5종목이 금융주다. 그리고 KT·LG유플러스·LG디스플레이 등 IT·통신 종목이 3개 포함됐다.
[뭐든지 랭킹] ‘금융주를 좋아해’…외환銀 최다
신한·KB·우리금융 뒤이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3월 30일 기준으로 외환은행이다. 외국인 보유 외환은행 주식 수는 총 4억6011만8136주로 총 상장주식 수(6억4490만6826주)의 71.4%에 달한다. 현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51%의 지분을 보유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주가 상승률은 은행 업종 중 최저 수준이지만 론스타가 투자 회수 차원에서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 투자가 몰리는 이유로 알려져 있다.

외환은행 다음으로 신한지주·KB금융·우리금융순으로 금융 종목이 외국인 보유 주식의 상위권을 휩쓸었다. 2위인 신한지주의 외국인 보유 주식은 2억7820만9117주에 달해 총 상장 주식의 58.67%에 달한다.

신한지주의 최대 매력은 우수한 리스크 관리능력,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높은 순이자마진(NIM) 등이며 최근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취임으로 경영진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조직이 안정되고 2011년 3조 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위 KB금융은 상장 주식의 55.87%(2억1584만650주)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차이나머니’가 KB금융의 주식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새로운 돈줄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국적의 차이나머니가 올해 국내 주식을 얼마나 순매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위 우리금융의 외국인 보유분은 19.62%(1억5812만5896주)로 다른 금융사보다 비율이 낮은 편이다. 그동안 외국인들이 우리금융을 샀던 이유 중 하나가 민영화 기대감 때문이다. 강만수 전 장관이 3월 14일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고 메가뱅크 재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산업 재편 수혜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한편 2000∼2010년까지 7대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의 외국인 배당금 총액은 약 5조8000억 원으로 집계돼 천문학적 규모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외국인 한도 소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KT(총 2억6111만1808주 상장)로 외국인 한도 주식 1억2794만4785주 모두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해 100%를 기록했다. 또한 SK텔레콤(99.9%)·한라공조(85.2%)·다음(74.6%)·대구은행(72.4%)도 외국인 한도 소진율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인들이 은행·보험 등 금융주를 비롯해 IT·에너지 관련 업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