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방 공항 실태

지방 공항은 일본에서도 언론의 단골 뉴스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십중팔구 부정적인 분석 기사다. 문제의 핵심은 무분별한 공항 난립에 따른 엄청난 적자 운영이다. 이는 54년 동안 정권을 가졌던 자민당의 지방 부양책 시행·누적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의 공항 실태부터 살펴보자.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의 공항 숫자는 모두 98개다. 여기서 지자체 관리 공항 58개 중 53개가 착륙료 등 수입만으로는 정상 경영에 필요한 경비 조달이 불가능한 적자 공항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경영 파탄 상태다. 지방 공항의 연간 적자가 80억 엔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공항 난립에 따른 엄청난 적자

 A TransAsia Airways passenger plane from Taiwan, left, and Japan's Skymark Airlines plane, right, are on the tarmac after landing at Ibaraki Airport near Mito, northeast of Tokyo, on Thursday March 11, 2010. Japan on Thursday opened the country's 98th airport, located near Tokyo's international airport at Narita. (AP Photo/Kyodo News) ** JAPAN OUT, MANDATORY CREDIT, FOR COMMERCIAL USE ONLY IN NORTH AMERICA **/2010-03-12 08:23:03/
A TransAsia Airways passenger plane from Taiwan, left, and Japan's Skymark Airlines plane, right, are on the tarmac after landing at Ibaraki Airport near Mito, northeast of Tokyo, on Thursday March 11, 2010. Japan on Thursday opened the country's 98th airport, located near Tokyo's international airport at Narita. (AP Photo/Kyodo News) ** JAPAN OUT, MANDATORY CREDIT, FOR COMMERCIAL USE ONLY IN NORTH AMERICA **/2010-03-12 08:23:03/
2010년 연초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JAL의 법정관리도 지방 공항 문제를 빼고는 말하기 어렵다. 국영기업이던 JAL은 1987년 완전 민영화 이후에도 낙하산을 비롯해 정치권의 간섭에 시달렸는데, 이때 경영 합리화와는 무관한 선택을 강요당했다.

즉 정치권은 선심 대책으로 지방 공항을 대거 건설하면서 입김이 통하는 JAL에 신규 노선 취항을 요구했다. 물론 손실을 정부가 떠안기도 했다. 경쟁사가 채산성이 떨어지는 지방 노선을 폐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법정관리 이후 JAL이 우선적으로 총 45개 노선을 폐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실로 연결되는 적자 부문의 우선 정리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그나마 일본의 지방 공항 문제는 정확한 상태 진단조차 쉽지 않다. 아키타의 오타테노시로공항을 보자. 이 공항은 주요 언론이 주목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연간 이용객이 애초 전망의 20%에 불과해 연간 적자만 3억7000만 엔대다.

여기엔 감춰진 적자도 빠졌다. 가령 매년 설비 개선에 필요한 적립금액(6억2000만 엔대)이 그렇다. 이를 합하면 순수 적자만 10억 엔에 육박한다. 일반 기업 회계기준이면 당연히 합산될 게 누락된 것이다.

공항의 운영 경비가 베일에 싸인 이유는 간단하다. 적자 공항이라는 세간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분식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발표 수치 자체도 문제다. 공항의 장부 수지는 파악하기가 힘들다. 공항 경비란 게 직접 부서를 제외하고도 연관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인건비도 관청 총액은 파악돼도 공항 담당자의 비용 추출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공항의 재무 정보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공항마다 기준이 달라 비교 가능 수지계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1960년대 이후 지방 공항 건설 붐 때 내걸었던 공식 슬로건은 ‘국토의 균형발전’이었다. 수도권의 온기를 지방에도 돌리자는 발상이었다. 당연히 힘이 센 농촌지역 정치인의 아전인수 논리 개발도 일상적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시대는 지나갔다. 내수 침체 상황에서 인구 감소로 이용자마저 줄고 있는데다 시장이 공항을 선별해 이용한 지 오래다. 수요 예측이 빗나간 건 물론이다. 이 추세에 행정이 쫓아가지 못해 누적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적자가 무서운 것은 그것이 폭주하며 거액으로 부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방 재정을 삼켜버릴 정도로 위협적이다. 정부가 재정 지원을 포함해 개선 방안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기편이 사라진 공항을 둘러싼 존폐 논의도 일상적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먼저 지방 공항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통일 기준을 만들어 재활용 등 향후 문제에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의 지방 공항 혼란·갈등 문제는 상당한 시사를 갖는다.

헬리콥터에서 뿌려진 재정 투입에 따라 수많은 공공 인프라가 여전히 열도 전역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지방 공항의 해결 방향에 따라 위험수위에 도달한 나머지 공공 인프라의 앞날도 결정된다는 얘기다. 그만큼 지방 공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

전영수 게이오대 경제학부 방문교수change4dre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