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기아자동차 K7

현대·기아자동차의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직분사)엔진 라인업 구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쏘나타·K5에 적용된 2.4리터 GDI엔진을 시작으로 아반떼·포르테에 적용된 1.6리터, 그랜저에 적용된 3.0리터에 이어 올 3월 제네시스에 3.3리터, 3.8리터 GDI엔진이 장착됐다. 아쉽게도 쏘나타 2.0리터급에는 아직 GDI로의 변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곧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 & 라이프] 직분사 엔진으로 파워·연비 ‘Up’
이와 함께 그랜저급인 기아차 K7에도 2.4리터, 3.0리터 GDI엔진이 장착됐다. 기존의 3.5MPI엔진은 제네시스와 필적할 만한 엔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운그레이드된 것은 고유가에 따른 시대의 요구와 올해 선보일 K9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MPI(Multi Point Injection:다중분사)엔진은 공기와 연료가 혼합된 후 실린더로 흡입되지만 직분사 엔진은 공기만이 밸브를 통해 들어오고 연료는 실린더 내부에서 직접 분사되는 방식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직분사의 장점은 “공기만 미리 실린더 내에서 가열되기 때문에 최종 착화 시점에 공기 비율이 매우 높아 엔진 효율(출력·연비)이 좋아지고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 유해가스가 적다”는 점을 들고 있다.

8단 자동변속기 세계 3번째 독자 개발

[카 & 라이프] 직분사 엔진으로 파워·연비 ‘Up’
구형 제네시스의 3.3/3.8 람다엔진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GDI로 바뀌면서 파워와 연비가 더 좋아졌다. 현대자동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가장 강조한 것은 자체 개발한 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다.

그간 제네시스는 독일 ZF,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륜구동형 자동변속기는 6단까지 나와 있고 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는 2009년 개발(아이신)돼 렉서스 LS460에 최초로 장착된 후 2010년 초 독일의 ZF가 개발,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등에 장착됐다. 현대차 측은 “완성차 업체로는 최초”라고 하지만 아이신이 도요타자동차의 계열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메리트가 없는 ‘최초’다.
[카 & 라이프] 직분사 엔진으로 파워·연비 ‘Up’
개발 단계에서부터 렉서스를 벤치마킹한 듯 극도로 조용한 제네시스의 정숙성은 렉서스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다만 폭발적인 파워를 느끼기에는 변속이 너무 부드럽다. 후륜구동 특유의 직진 안정성은 뛰어나다.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은 엔진을 바꾼 것 외에 큰 변화는 없지만 흡음 패드의 밀도를 높여 소음을 더 줄였다. “GDI엔진은 폭발음과 진동이 센 편이기 때문에 이런 보완이 필요했다”라고 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엔진음은 기존 엔진보다 조금 큰 편이지만 소리 자체가 부드러워져 거부감이 줄었다. 엔진이 약간 경량화되면서 무게 밸런스도 좋아졌다.

전남 영암의 포뮬러원(F1) 경기장 서킷을 도는 시승에서 K7은 비교 차종인 렉서스 ES350에 뒤지지 않는 발군의 운동 성능을 보여줬는데, 렉서스보다 단단한 하체는 급코너를 돌 때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줬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