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칸

[영화] 차별에 대한 가장 뜨겁고 진실한 영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를 보면서 ‘재앙’이란 단어를 곱씹게 된다. 아직도 얼마나 더 많은 상처가 기다리고 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 가늠하게도 된다.

2001년 9·11 테러 역시 그 못지않은 재앙이었다. ‘내 이름은 칸’은 바로 그 10년 전의 상처를 다루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내의 무슬림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무슬림을 모두 오사마 빈 라덴으로 보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은 심각한 인종·종교 차별을 겪어야 했다. 그들 역시 피해자였지만 전혀 내색할 수 없었다. ‘내 이름은 칸’은 ‘분노를 거두고 과연 우리는 어떻게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하는 영화다.

칸(샤룩 칸 분)은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 이후 동생이 있는 미국으로 간다. 이후 우연히 미용실 앞을 지나다 아름다운 싱글 맘 만디라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단란한 가정까지 꾸린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칸은 평소처럼 행동할 뿐이지만 그를 보는 시선은 차갑다. 게다가 반이슬람 분위기 속에서 칸은 아들을 잃고야 만다. 만디라는 칸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며 남편에게 대통령이라도 만나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말하라며 울부짖는다. 그리고 믿기 힘든 칸의 여정이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거의 미지의 존재나 다름없지만 샤룩 칸은 인도 영화계의 살아 있는 신이나 다름없다. ‘인도의 톰 크루즈’라고 불리는 그는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말로도 설명이 다 되지 않는 배우다. 그런 그가 지적 능력만큼은 최고인 척척박사 자폐증 환자로 출연하는 ‘내 이름은 칸’은 미국을 무대로 한 ‘인도판 포레스트 검프’다.

샤룩 칸의 화려하고 섹시한 율동을 기대한 사람들은 영화 속 모습에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영화는 그보다 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들 또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칸 역시 영문도 모른 채 냉소를 겪어야 했다.

모두가 무슬림인 것을 숨기고 지내야했던 세상에서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올리며 평소처럼 생활하는, 그리하여 갖은 고초를 겪는 칸의 순진한 모습이 뭉클하다. 세상의 모든 ‘차별’에 대한 가장 뜨겁고도 진실한 휴먼 드라마다.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영화] 차별에 대한 가장 뜨겁고 진실한 영화
명문대 연극영화과 학생 유민(윤은혜 분)·혜지(박한별 분)·민희(유인나 분)·수진(차예련 분)은 졸업만 하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쌓아놓은 것이라곤 그저 그런 몇 번의 연애와 클럽 생활뿐이다. 같은 처지에 놓인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지내던 중 혜지가 스타덤에 오르자 묘한 질투심이 생기면서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누구보다 눈부시게 살고 싶었던 그들 앞에 현실이라는 벽이 가로막는다.


히어애프터
[영화] 차별에 대한 가장 뜨겁고 진실한 영화
미국에 살고 있는 조지(맷 데이먼 분)는 사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갑작스러운 쓰나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경험을 한 마리(세실 드 프랑스 분)는 사후 세계를 파헤치며 기자로서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한편 런던의 소년 마커스는 사고로 쌍둥이 형을 잃고 삶 저편 세계에 대한 해답을 간절히 찾아 헤맨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작품.


로맨틱 헤븐

[영화] 차별에 대한 가장 뜨겁고 진실한 영화
병으로 떠나보낸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웃음을 잃어버린 변호사 민구(김수로 분),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인 첫사랑을 찾아주고 싶은 택시 운전사 지욱(김동욱 분), 엄마와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미미(김지원 분) 등 소중한 사람을 하늘로 떠나보내며 겪는 이별과 만남, 그리고 눈부신 기적을 그린 영화다. 미미는 하나뿐인 엄마를 살리기 위해 골수이식 가능자를 찾아나서는 용감한 소녀다. 장진 감독 작품.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